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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영화감독이 선택한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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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영화감독이 선택한 작품은?
연극 ‘날 보러와요’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6.22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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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영화계는 우리나라 대표 감독, 박찬욱과 봉준호의 신작으로 뜨거웠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어 현지관계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개봉 당시 올 해 최단기간 100만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놀라운 성과는 그의 전작 ‘살인의 추억’에서 다져진 탄탄한 연출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간의 집념과 고독을 다룬 ‘살인의 추억’과 ‘마더’는 참 많이도 닮아 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탄생케 한 연극 ‘날 보러와요’가 오는 7월 신촌 더스테이지에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영화 ‘마더’가 진범을 밝히려 종횡무진하는 한 어머니를 다뤘듯이, 연극 ‘날 보러와요’ 역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두 작품은 감독 봉준호의 창작적 소재인 ‘살인’과 ‘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진실을 찾아 나선 그들의 이야기
연극 ‘날 보러와요’는1996년 초연을 시작으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 공연마다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연극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년에 걸쳐 10명의 여성을 살해한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배경이다. 범인의 행방은 묘연하고 증거는 불충분하다. 형사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다.

영화 ‘마더’의 엄마는 약재상에서 일하고 불법으로 침을 놓으면서 남편 없이 아들과 단둘이 산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 도준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경찰은 물론 변호사들 조자 그를 외면하자 엄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홀로 진범을 찾아 나선다.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 피폐해져 가는 인간 군상
두 작품 속의 형사와 엄마는 진범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과 가중되는 스트레스로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마더’의 엄마는 경찰도 변호사도 믿을 수 없다. 오로지 내 아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바로 나, 엄마뿐이다. 아들을 너무 사랑하는 평범한 엄마였던 여인은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두 눈 꼭 감고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을 범인으로 인정할 수도 있다.

연극 ‘날 보러와요’ 속 형사들은 그야말로 죽도록 진범을 잡고 싶어 한다. 언론과 상부의 압박은 날로 심해지고 범인의 행방은 알 수 없다. 극의 초반 과학수사와 인권문제를 중요시하던 김형사는 극의 끝으로 치 닫을수록 이성을 잃어가고 취조실은 이내 고문과 협박으로 얼룩진다.

진실은 무엇인가
영화 ‘마더’의 엄마가 찾으려는 진실, 그 진범은 엄마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이었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할아버지를 살해하고 바닥을 닦아내는 엄마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지우려는 듯 안간힘을 쓴다. 자신의 아들 대신 범인이 되어버린 아이는 그녀처럼 자신을 지켜줄 엄마도 없다. 하지만, 엄마는 꾹 참는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진실 앞에 눈감는다.

연극 ‘날 보러와요’의 형사들은 하나둘씩 사건에서 벗어나는 용의자를 잡을 증거가 없다. 모두가 확신하고 있는 유력한 용의자 정인규, 그의 혈액형은 용의자와 같은 B형이다. 유전자 검사결과만 나오면 그를 감옥에 집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불일치다. 김형사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그토록 찾고 싶던 진실을 가려낼 힘이 없다.

영화 ‘마더’의 봉준호 감독이 선택한 연극 ‘날 보러와요’는 오는 7월 25일부터 9월 20일까지 신촌 더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문의: 02-744-4334) 

[뉴스테이지=한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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