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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승기]혼다 어코드3.5.."성능 좋지만 이런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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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승기]혼다 어코드3.5.."성능 좋지만 이런 문제가.."
  • 김용로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10.29 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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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으로부터 시작된 혼다의 기술력이 결집된 중형차 어코드. 80~90년대 미국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며 그 명성을 쌓아왔고 지금도 도요타 캠리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중형차 시장에서 왕좌를 타투고 있는 또 하나의 걸작이다. 

이번 시승 차량은 2008년 출시된 8세대이고, 미국에서는 올해 부분 변경된 모델이다.

 
 
역시 크기는 국내에 출시된 중형차의 사이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95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V6 엔진도 혼다 엔진의 명성에 걸맞게 조용하고 부드러우면서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고도 275마력에 달하는 최대출력은 패밀리카에게는 좀 과분할 정도의 성능이기도 하다.
 

 
일본 사무라이 무사의 위압적인 갑옷과 투구의 모양을 형상화 하였다는 앞모습은 다른 차와는 차별된 모습을 보인다.
 

 
아랫급 시빅보다는 훨씬 보수적인 라인을 지녔다. 그래도 넓은 윈도우와 시원한 개방감은 혼다 차량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실내 디자인도 중장년층의 보수적인 취향에 맞춘 듯하다. 다소 생소하고 어색한 배열의 시빅에 비하면 어디서 본 듯한 친숙한 느낌이다. 스위치가 다소 산만하게 배치된 점은 조금 아쉽다.
 
운전석은 역시 몸에 착 감기면서 편안한 느낌이다. 넓은 공간과 커다란 게이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중대형차에도 스포츠타입의 버킷시트를 적용한 점이 이채롭다. 몸을 휘감아 꽉 잡아주는 버킷시트는 취향에 따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시빅과 마찬가지로 시트 디자인은 운전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듯하다. 천천히 운전할 때에는 걸리적거리고 답답한느낌이 들지만 차를 거세게 휘몰아칠 때에는 몸을 단단히 잡아주면서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차량 크기가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뒷좌석은 생각보다 넓지않다. 같은급의 국산차와 비교하면 뒷공간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트의 디자인과 기울기가 이런 단점을 보완해준다.
 
 
내장 마감은 동급의 국산차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느낌이다. 부드럽고 푹신한 마감재와 가죽을 아낌 없이 썼지만 국산차 또한 그렇다. 이 차량이 국내에서 한단계 아래급인 패밀리 세단과 동급으로 팔리는 외국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수긍이 간다.
 

 
혼다의 경쟁력은 엔진에서 나온다. 6천rpm을 넘어가도 전혀 스트레스 없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이 엔진의 소리는 마치 조율이 잘된 악기의 음색처럼 느껴진다. 3.5리터에서 275마력에 달하는 출력은 경쟁사는 물론 국산 엔진도 거뜬히 낼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용을 쓰는 듯한 소리를 내는 타 엔진과는 달리 이 녀석은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혼다의 새로운 기술인 VCM(Variable Cylinder Control)은 가변 실린더 컨트롤을 칭하는 말이다. 상황에 따라 6기통 전체를 사용하다가 4기통만 사용하다가 3기통까지 사용하면서(나머지 실린더는 연료공급을 차단) 연료를 아껴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혼다의 아이디어이다. 실주행 중 엔진의 일부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일반 엔진과 차이점이 없었다.
 
명기라 할 수있는 엔진이 1630kg에 불과한 차체를 끌고나가는 힘은 강력하다. 시속100km까지 가속시간(제로백)은 고작 6.9초. 더 놀라운 것은 400미터를 14초대에 추파한다는 사실이다. 10여년 전 BMW M시리즈의 성능에 버금간다.
 
엔진 소음은 수치상으로는 조용하지 않지만 소리의 질이 다르다. 소음이 아닌 선율로 다가오는 엔진음의 퀄리티는 경쟁차가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 그에 비해 주행소음, 바퀴 구르는 소음은 다소 크게 들려온다.
 
 
서스펜션은 네바퀴 모두 멀티링크 방식이다.

갯수를 세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링크로 복잡하게 연결되어있는 혼다의 서스펜션은 그 복잡함 만큼이나 정교한 컨트롤을 한다. 단단하면서 소형차 시빅에 비해 다소 넉넉한 댐핑스트로크 덕에 승차감이 안락하면서 고속 안정성이 뛰어나다. 특히 고속으로 달릴 때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중심을 잡듯이 가운데로 중심이 잡히는 스티어링 감각이 마음에 든다.
 
 
5단 오토매틱 변속기의 성능도 뛰어나다. 다른 경쟁사의 변속기에 비해 동력의 손실이 거의 없다. 클러치로 맞물려 움직이는 폴크스바겐의 DSG변속기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빠른 변속감과 깔끔한 동력 전달을 보인다. 다만 가끔씩 기어가 바뀔 때 움찔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름다운 악기 소리 같은 엔진음을 감상하며 고개가 젖혀지고 몸이 파묻히는 맹렬한 가속감에 젖어들고 도로를 움켜쥐고 돌아나가는 코너링에 감탄을 하다가 한가지 거치적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노면 소음이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엔진음에 비해 바닥을 긁는 듯한 노면소음이 귀에 거슬릴 정도로 들어온다. 개선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
 
시빅에서도 느꼈지만 브레이크 성능이 평범한 것도 단점이다. 역시 가혹한 조건에 내던져진 테스트카의 숙명일 수도 있지만 똑같이 브레이크로터(디스크)의 열변형이 생겨 고속에서 제동을하면 상당한 진동이 올라와 불안하기까지 하였다.
 
역시 어코드도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차이다. 시빅보다는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실내. 뛰어난 승차감을 가지고도 엄청난 힘을 가진 엔진과 그 엔진에서 들려오는 오감을 자극하는 선율은 허약한(!) 브레이크와 소박한 편의장비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4000만원이라는 가격도 이 차의 성능을 보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스마트키, 파노라마 선루프, 내비게이션, 하이패스, 안마 시트, 공기청정기, 통풍시트 등 국산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호화 장비들은 찾아볼 수 없지만 자동차의 본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끌리는 패키지이다.
 
400만원이 저렴한 2.4모델에서 느껴졌던 실망감이 엔진 하나만으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의 자동차 정보 1번지, 카포탈(www.carpotal.net) 김용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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