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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기기 내우외환...어떻게 돌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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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기기 내우외환...어떻게 돌파할까?
  • 김현준 기자 realpeace@csnews.co.kr
  • 승인 2011.03.22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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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 것 없어 보였던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기 사업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으로 인한 역풍을 맞고 있고 태블릿 PC인 '갤럭시탭'은 애플의 '아이패드2' 출시와 '아이패드1'의 가격 인하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는 미국 저명 기관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참담한 평가를 받았고 일본의 대지진으로 부품조달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가장 큰 악재는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패드2' 출시 소식.


지난 11일 출시된 '아이패드2'는 현존하는 태블릿 중 가장 얇은 두께(8.8mm)와 저렴한 가격으로 시선을 끌었다. '아이패드2'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앞뒤 카메라가 추가되고 두께와 무게를 줄이는 기술적인 진화에도 불구, '아이패드1'과 동일한 499~829달러의 소비자가를 유지함으로써 경쟁사들을 압박했다. 미국의 주요 시장 조사기관인 IDC 등은 '아이패드2'의 올해 시장점유율을 70~80%로 전망하고 있다.

성능 좋고 저렴한 '아이패드2'의 출시는 '갤럭시탭'의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던 삼성전자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차기 '갤럭시탭'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아이패드2'와 맞붙기 위해선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게 된 것.

더불어 '아이패드2' 출시와 함께 '아이패드1'의 가격을 내린 애플의 전략은 팔다 남은 '갤럭시탭'의 재고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발표대로라면 국내 이통사에 판매한 '갤럭시탭' 50만대 중 현재까지 개통된 27만대(SK텔레콤 23만대, LG유플러스 4만대)를 제외한 23만대가 창고에 쌓여 있는 상황이다. 이 소식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쳐, '갤럭시탭'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여 있다는 소문이 돌던 7일 당일에만 4.12% 급락했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던 '갤럭시탭'은 결국 TV홈쇼핑에까지 등장하게 됐고 급기야 가격 인하까지 결정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탭'의 가격 인하도) 출시 이후 어느 정도 시점이 지난 제품들에 대한 마케팅 차원으로 옴니아를 비롯한 이전 제품들과 비슷한 전략에서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동맹을 맺고 'KT-애플동맹'에 맞서왔던 SK텔레콤이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가 불안해진 것도 악재다.

2천5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 이통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지니고 있는 SK텔레콤에서 '아이폰'을 도입한 것은 삼성전자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증명하듯 발표 당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0.10% 하락했다.

이에 대응 삼성전자도 그동안 자사의 스마트폰을 SK텔레콤을 통해 가장 먼저 출시했던 전략을 수정, 이르면 4월 시판되는 '갤럭시S2'를 통신3사에 동시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통신업계 관계자는 "다른 통신사의 '갤럭시S2' 판매는 SK텔레콤의 '아이폰' 판매에 비해 아무래도 그 무게가 떨어지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국외의 악재로는 미국 내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가 실시한 '스마트폰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한 것을 들 수 있다.

JD파워는 작년 하반기 스마트폰 이용자 7천275명을 상대로 소비자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평가 기준은 일단 작업 편의성 26%, 운영체제 24%, 물리적 설계 23%, 기능 19%, 배터리 8% 등이었다.


조사대상인 국내외 7개 제조사 중 삼성전자는 블랙베리를 간신히 제치며 노키아와 공동 5위에 오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는 평균 점수인 761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조사에서 애플은 79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JD파워는 미국 최고 권위의 시장조사기관으로 국내에 여러 번 소개된 바 있다. 이 결과는 삼성전자가 국내에선 애플과 쌍두마차로 꼽히지만 정작 해외시장에선 판매량, 만족도 등에서 크게 밀린다는 점을 드러내는 조사로 해석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동북부 지역의 대지진은 부품조달을 우려하게 만들고 있다. 부품 조달처 다변화 등으로 당장의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일부 부품과 LCD의 필름 원단 등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입장은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이 겪고 있는 악재의 대부분이 애플과 연관된 것들"이라며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출시될 때도 '삼성위기론'이 팽배했지만 결국 그것을 넘어섰던 경험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아이폰'이 출시될 때까지 스마트폰 돌풍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삼성은 이른바 '아이폰 쇼크'를 겪고 나서야 부랴부랴 '갤럭시S'를 출시했다. 이때까지 국제적인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삼성전자에게 애플의 존재는 위기이자 기회였고 삼성은 이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저력을 지니고 있었다. 결국 지난해 말 삼성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4위로 치고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이 18일 주주총회에서 "시장 불확실성을 대비해 시황과 연계해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스피드, 시너지, 효율의 경영 체제를 심화시킬 것"라고 했던 것이 어떻게 실현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biz&ceo뉴스/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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