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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유상증자 발행가 대폭 낮춰.. 구멍난 자금 어떻게 메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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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유상증자 발행가 대폭 낮춰.. 구멍난 자금 어떻게 메우나?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1.10.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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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신주발행가액을 당초 예상보다 36%나 낮춰 최근 저가매수에 들어갔던 투자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종 발행가액은 이달 말 확정될 예정이나 추락한 주가만큼 자금조달 및 재무개선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한진해운은 내달 중 신주 4천만주를 1주당 1만1천800원에 발행, 총 4천72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하한가를 2번이나 맞으면서 한달새 주가가 9천원대로 반토막이 나자 발행가액을 크게 낮췄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5일 4천만주 유상증자의 1차발행가격을 7천50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23일 이사회 결의 당시 주가 1만6천원대에서 신주 예정발행가격을 1만1800원으로 산정했던 것 보다 무려 36.4%나 낮은 가격이다.

이로써 이번 유상증자로 한진해운이 확보하려던 자금도 4천720억원에서 3천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한진해운은 오는 31일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1차가액보다 더 낮은 가격이 나올 경우 확보할 자금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지난 5일 한진해운 주가가  하락장에서도 5.13% 오르자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뒷통수를 맞았다고 분개했다. 이날 한진해운은 전일 9천750원까지 미끄러졌던 주가가 1만원대를 회복했고, 신주예상발행가액이 적어도 1만원 이상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신(55만6천699주)과 사모펀드(36만3천90주)를 비롯해 기관들(75만7천128주)이 매수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들은 123만5천86주를 사들였다가 2천만8천211주를 되팔았다.

투자자들은 "3천억원을 벌려고 5천억원을 날리는 것 아니냐" "연매출 10조 기업이 3천억원 유상증자하려고 상장주식의 절반 가까이를 찍어버리는 건가" "피눈물 흘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안보이냐" "방만한 경영도 모자라 유증규모도 줄이다니, 뒷통수 맞았다"등의 원성이 쏟아졌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부채총액은 7조9천700억원에 달한다. 10조2천억원인 자산규모의 80% 가까이가 부채인 것. 지난 6월 말 자기자본은 2조2천500억원에 불과하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354%, 자기자본 대비 차입금 비율이 304%가 넘는다. 총 차입금 6조8천600억원 중 1조5천500억원이 단기차입금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상환해야 한다.

문제는 한진해운이 올 상반기 대형선박 중심의 수주를 대거 따내면서 곳간이 텅텅 비었다는 점이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말 현금성 자산은 7천400억원에 불과하다. 유동성비율도 지난해 말 120%에서 올 상반기 83.6%로 급감했다. 반면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62%에서 올해 67%로 껑충 뛰었다.

계획대로 4천7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실시되는 등 자본 확충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부채 비율을 292%까지 떨어뜨릴 수 있지만 지금처럼 발행금액이 대폭 축소되면 자칫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진해운은 올 연말까지 컨테이너, 벌크선박 등 시설증설 자금으로 638억5천만원이 필요하다. 당장 연말까지 1천400억원의 차입금도 상환해야 한다. 이 밖에도 선박금융 28척에 대한 원금 500억원을 갚아야 한다. 또 내년 4월까지 시설운영자금으로 1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나머지 차입금 200억원, 선박금융 30척의 원금 800억원도 상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올해 3분기 2천610억원, 4분기 4천927억원의 차입금 상환이 예정되어 있다. 2012년에도 연간 약 1.35조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약 7천404억원의 유동성을 연말까지 약 1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번 유상증자와 추가적인 자산매각 등을 진행해 올해 총 2.2조원의 자금조달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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