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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제조사, 불량 제품 두고 소비자 '핑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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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제조사, 불량 제품 두고 소비자 '핑퐁'
책임 서로 미루며 시간끌기로 방패막...소비자들 발동동
  • 이성희 기자 secret@csnews.co.kr
  • 승인 2012.06.28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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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와 제조사가 불량 제품에 대한 책임을 핑퐁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소비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전문점등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홈쇼핑(GS홈쇼핑, CJ오쇼핑,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오픈마켓(G마켓,옥션,인터파크,11번가), 소셜커머스(티켓몬스터,쿠팡, 그루폰,위메프)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경우 제품 결함에대한 최종 책임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신속한 민원 처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온라인 판매의 경우 판매처와 제품을 관리 및 배송하는 곳이 각기 달라 업체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지연될 경우 소비자만 이쪽저쪽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발을 굴러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피해 소비자들은 “이름 있는 유통업체의 명성을 믿고 물건을 구입했는데 막상 문제가 생기면 제조사 측으로 책임을 떠 넘기기 일쑤고 제조사는 제품 결함 등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체 어디로 책임을 물어야 하냐"며 유통구조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 불량 원액기 핑퐁치다  결국 '이용자 탓'?

28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사는 김 모(여)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월 11일 G홈쇼핑에서 원액기를 20만원대에 구입했다.

가족 건강을 위해 야채쥬스를 직접 만들어 먹으려 구입한 기기가 이틀만에 고장나 버렸다. 한 컵 분량의 야채가 갈린 후 멈춰섰고 아무리 힘을 써도 밑 뚜껑이 분리되지 않아 안의 야채 찌꺼기가 썩어 곰팡이가 생긴 것.

제조사 측으로 AS를 맡겼지만 “이상이 없다”며 세척만 해 다시 돌려 보냈다.

이후 업체 측의 제안대로 채소를 잘게 썰어 수분이 많은 과일과 함께 양을 줄여 천천히 넣어보았지만 역시나 한 컵가량 분쇄 후 이전과 똑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답답한 마음에 판매처인 G 홈쇼핑로 문의하자 “제조사에서 수거해 갈 것”이라는 말 외에 어떤 조치도 없었다고. 다시 기기를 수거해 간 제조사 역시나 이상이 없다며 환불을 거절한 상황.

김 씨는 “건강을 위해 구매한 것인데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고 기계에 곰팡이가 끼어 불쾌하다”며 불평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제조사 관계자는 “기능상 하자는 아니며 섬유질이 과다한 제품을 많이 넣으면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G홈쇼핑 관계자는 “섬유질이 많은 채소는 잘게 다져서 수분이 많은 과일이나 야채와 함께 넣거나 물을 첨가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고객께서는 샐러리, 케일 같은 섬유질이 많은 채소만 투입하셨던 것 같다"며 " 상품 불량이 아닌 사용미숙이므로 무료체험 기간이 지나 환불이나 교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분명 홈쇼핑 방송 당시 쇼호스트가 '다른 제품과 달리 샐러리 등도 쉽게 갈린다'고 시연을 했는데 무슨 소리냐"며 반박했다. 

소셜커머스서 구입한 방석 탓에 식탁의자 이염...누가 책임져?

경기도 김포시 북변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작년 10월 경 소셜커머스 G사에서 구입한 방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헬로우 키티 등받이 방석 2개를 약 3만원 대에 구입해 신혼집 식탁 의자 위에 두고 사용했다고.

지난 3월 세탁을 위해 의자에서 방석을 떼어내는 순간 김 씨는 깜짝 놀랐다. 방석에서 이염이 돼 식탁의자가 시뻘겋게 변해버린 것.


▲그루폰 코리아에서 구입한 방석으로 인한 식탁의자 이염


구입처인 G사에  수차례 사진를 보내 항의했지만 ‘확인할테니 기다려보라’는 말만 반복했고 결국은 ‘해결할 수 없으니 제조사에 직접 해결하라'는 답이 전부였다고.

제조사 역시 연락을 주겠다는 안내 뿐 현재까지 어떠한 연락도 없는 상태.

김 씨는 “만약 마트에서 야채를 샀는데 잘못되면 농부에게 가서 따지고 생선이면 어부한테 가서 보상받으라는 것과 같다”며 “판매만 했고 내 물건은 아니니 소비자가 일일이 찾아다녀서 해결하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G사 관계자는 "이염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파트너사가 제대로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사진 상으로 제품 불량이 의심돼 환불처리를 할 것이며 보상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 불량 침대 AS 무려 2달 질질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에 사는 서 모(남.43세)씨는 작년 10월경 유명 오픈마켓 A사를 통해  침대를 약 50만원대에 구입했다.


2달가량 후 서 씨는 매트리스 옆 프레임이 푹~ 꺼지는 문제를 발견했다. 가죽으로 덮여 있어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웠지만 다른 부위와 달리 유난히 꺼져 있어 속이 빈 게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는 것이 서 씨의 주장.

제조사 측으로 전화해 AS신청을 했지만 "연락을 주겠다"는 말뿐 이었고 판매처인 A사로 접수했지만 연락이 없어 무려 2달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서 씨는 “유명 오픈마켓에서 브랜드 가구를 구입했는데 AS처리가 이렇게 어려울 지 몰랐다”며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확인 결과  접수된 내용이 지연된 것 같다”며 “하자가 있는 제품으로 판명, 교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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