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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 실적 부진으로 42년 우정까지 쨍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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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 실적 부진으로 42년 우정까지 쨍그랑?
  • 정회진 기자 superjin@csnews.co.kr
  • 승인 2012.06.28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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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의 합작 파트너인 유한양행과 미국 킴벌리클라크가 법정 소송을 벌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사선임 비율이 소송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유한킴벌리의 실적 부진에 따른 갈등이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킴벌리의 수익이 수년째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킴벌리클라크 측이 무리한 현금배당을 통해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한 행태롤 보인 것이 파트너 유한양행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해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유한킴벌리의 매출액은 2009년 1조1천341억원에서 작년 1조3천41억원으로 15%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09년 1천686억원에서 2010년 1천495억원으로 11.3% 줄더니 작년에는 1천353억원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도 2009년 14.9%에서 2010년 12.4% 작년 10.4%로 갈수록 처지고 있다.


문제는 수익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배당액은 급증했다는 점이다.

 

유한킴벌리의 연간 배당금은 2002년 350억원, 2003년 250억원, 2007년 700억원으로 1천억원에 못 미쳤다. 


그러나 2008년 1천100억원으로 껑충 뛰더니 2009년 1천450억원, 작년에는 1천억원을 배당했다.

최근 4년간 배당금이 무려 4천450억원에 달한다. 지분 70%를 보유한 킴벌리클라크가 최근 4년 동안 챙겨간 돈이 3천115억원에 이른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배당성향이 90%를 넘길 정도로 과도한 배당이 이뤄졌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뜻한다. 


유한킴벌리의 배당성향은 2007년까지는 대략 70% 안팎에 그쳤지만 최근 4년간을 따지면 이 비율이 94.4%로 치솟는다. 순이익을 거의 배당함으로써 회사가 미래 투자에 나설 여력을 앗아간 셈이다.


30%의 지분을 보유한 유한양행 측도 지분에 따른 배당을 받았지만 고배당에는 줄곧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실적악화와 고배당 문제로 킴벌리클라크와 갈등을 벌이면서 앙금이 쌓이는 바람에 소송을 불사하고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킴벌리클라크를 상대로 현행 이사 선임 비율 유지, 최상후 이사 후임으로 유한양행 측 추천인 지명, 최규복 대표이사 해임 동의 등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또한 실적부진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2007년 문국현 전 사장이 퇴임하기 전 유한킴벌리는 매년 12~17%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현 최규복 사장이 부임한 2010년 이후 경영실적이 악화되면서 유한양행이 현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임시주총에 올리며 책임을 물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 사장은 유한양행이 지명한 3인 중 한명이지만 킴벌리클라크 측의 방침에 부합하는 경영을 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이사 선임 비율도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1970년 킴벌리클라크와 유한양행은 6대 4 비율로 공동출자해 유한킴벌리를 세웠고 출자 비율에 따라 4 대 3 이사 선임 비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유한킴벌리 지분 10%를 팔았다.


그 결과 킴벌리클라크 헝가리 법인이 유한킴벌리 지분 70%, 유한양행이 30%를 보유하게 됐다. 킴벌리클라크가 최근 현행 이사 선임 비율을 깨고 이사 수를 1명 더 늘리려 하면서  법정소송의 도화선이 됐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유한킴벌리는 매출이 늘며 높은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며 "주주총회에서 안건과 관련해 주주간의 상호 이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안도 서로간 잘 논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려 42년을 이어온 두 회사의 파트너십이 소송전을 계기로 어떤 국면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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