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이 지난달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제주에 위치한 오션스위츠를 웅진식품에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션스위츠가 최근 실적이 개선되며 알짜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웅진식품에 지분 100%를 헐값아 팔아넘겨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불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극동건설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웅진식품에 오션스위츠의 지분 100%를 34억원에 매각했다.
문제는 오션스위츠의 실제가치가 지분 매각 가격을 훨씬 상회하는데다 실적 개선으로 자산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반면, 호텔을 인수한 웅진식품은 올들어 영억이익과 순익이 급감하며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웅진식품의 경우 극동건설에 비해 윤석금 회장의 개인지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알짜자산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일 경우 윤 회장이 누리는 이익이 배가되는 상황이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윤 회장은 웅진식품 지분 22.3%를 보유해 웅진홀딩스(47.8%)에 이은 2대 주주로 등록돼 있다. 반면 윤 회장의 극동건설 지분은 2.4%에 불과하다.
웅진식품은 올 상반기 매출이 1천10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천67억원 보다 3.9% 매출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대폭 하락하는 고전을 맛봤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9억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4.1%나 하락했고 순이익 역시 지난해 31억원에서 올 상반기 18억원으로 40.8%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율도 3.9%에서 1.7%로 2.2%p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션스위츠를 인수해 실적개선과 함께 기업가치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경우 윤 회장의 지분가치도 덩달아 상승하게 된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오션스위츠의 실제 가치가 얼마냐 하는 점이다.
오션스위츠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 소재한 중저가의 비즈니스호텔로 대지 4010㎡에 지하 2층~지상 11층 규모로 350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5월 설립돼 2010년 4월부터 호텔 영업을 개시했다.
오션스위츠는 부지의 장부가와 공시지가만 각각 95억원, 47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0년 오픈 이후 실적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매출 66억600만원에서 지난 2011년에는 107억7천200만원으로 63%나 늘어났다.
2010년 영업적자가 1억3천4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14억3천3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순이익 역시 2010년 14억7천400만원에서 지난해 8천6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율도 2010년 -2.0%에서 지난해 13.3%로 크게 개선됐다.
결국 웅진식품으로서는 땅값만 100억원에 이르는 알짜 자산을 헐값에 사들였을 뿐 아니라, 오션스위츠에서 연간 수십억원 대의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는 장사를 한 셈이다.
이에 대해 극동건설 관계자는 “오션스위츠의 매각은 2년 전부터 추진돼 왔으나 가격이 맞지 않아 시일이 걸린 것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매매가는 34억원이지만 부채 514억원도 승계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실제 매매가는 548억원”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이 관계자는 “계열사인 웅진식품도 현금사정이 좋지 않았고 제주도에 생수 유통망을 넓혀야 하는 등 조건이 맞아 떨어져 우호적으로 매각하게 된 것‘이라며 웅진식품이 이번 거래를 통해 실익을 챙겼음을 시사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