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의 은행의존도가 올들어 되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LIG손해보험을 품은 데 이어 올해 현대증권 인수를 앞두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은행편중도가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그룹 11개 계열사가 올해 1분기에 벌어들인 전체 순이익 5천476억 원 중 국민은행이 3천872억 원을 기록해 전체의 70.7%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76.5%보다는 은행의존도가 5.8%포인트 낮아졌지만 지난해 3분기 56.2%, 4분기 66.8%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서는 높아졌다.
KB국민카드(17.4%)와 KB캐피탈(3.5%), KB투자증권(2.9%) 등 나머지 계열사들의 순이익 비중은 30%를 밑돌았다.
최근 의욕적인 M&A를 통해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어긋나는 결과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6월에 인수된 KB손해보험(구 LIG손보)의 실적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은 올 1분기에 순이익 699억 원(개별 기준)을 기록했는데 지분율(33.3%)을 감안해 233억 원을 KB금융그룹 실적에 반영할 경우 12개 계열사의 실제 순이익은 5천709억 원으로 늘어난다. 또 은행이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8%로 낮아진다.
KB금융그룹은 그동안 은행 실적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윤종규 회장은 33% 수준인 비은행 부문의 수익비중을 올해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KB금융은 은행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해 6월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지분율 33.3%)을 계열 편입하고 최근 현대증권 지분(22.56%)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하는 등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새판을 짜고 있다.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 인수를 마무리하면 은행 의존도는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증권은 올 1분기에 순이익 56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지분율만큼을 반영하면, KB금융그룹의 은행 의존도는 66.5%로 낮아진다. 비록 단순 추정치이기는 하지만, 라이벌인 신한금융그룹과의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의 경우 신한은행(행장 조용병) 순이익 비중이 지난해 1분기 60.3%, 2분기 54.2%, 3분기 62.9%, 4분기 52.9%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57.9%로 60%를 밑돌았다가 올해 1분기에는 70.4%로 높아졌다. 이는 올해 1분기 신한은행 이연법인세 효과(1천900억 원) 등 일회성요인이 반영된데 따른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신한은행 순이익 비중은 64%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다보니 예대마진이 줄어 은행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은행과 비은행 순이익 비중에 지분율이 낮은 KB손해보험을 포함하지 않고 있는데 향후 지분율이 높아진다면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이 확대돼 은행 의존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