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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증권사, 매도의견 '가물에 콩나 듯'...한화투자증권, 사장 바뀌고 '0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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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증권사, 매도의견 '가물에 콩나 듯'...한화투자증권, 사장 바뀌고 '0 건'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6.07.22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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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15대 증권사 중에서 '매도 리포트'를 단 1건이라도 발행한 증권사는 6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2곳 늘었지만 비중은 극히 낮아 '매수' 위주의 리포트 발행 관행은 여전했다.

특히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도리포트 의무제를 시행했던 한화투자증권은 주진형 전 사장이 퇴임한 이후 단 1건의 매도 의견을 내지 않아 눈길을 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발표한 자본시장의 불합리한 관행 개선방안을 통해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향상을 위해 분석대상 회사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실 발생 시 그 사실을 기재하고 중요사실 발생에도 매도 또는 중립 의견이 아닌 경우 판단 근거
를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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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15대 증권사 중에서 '매수' 의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교보증권(대표 김해준)이었다. 교보증권의 매수 비중은 97.9%에 달했고 중립은 2.1%에 그쳤다. 매도 의견은 아예 없었다.

금융투자협회는 각 증권사의 리포트 등급 정보를 비율로만 공시하고 건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상반기 매수 비중은 99.3%였다는 점에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타 증권사 대비 매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신영증권(대표 원종석)도 교보증권과 더불어 매수 비중이 90%를 넘겼다. 신영증권은 올해 상반기 매수 의견 비중이 93%를 기록했는데 작년 상반기 대비 매수 의견은 2.6% 포인트 감소했고 대신 중립 의견이 
2.6% 포인트 상승했다. 

미래에셋대우(대표 홍성국)와 신한금융투자(대표 강대석), 대신증권(대표 나재철)도 매수 비중이 80%가 넘어 비교적 높았고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 삼성증권(대표 윤용암),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 황
웨이청), 한화투자증권(대표 여승주)도 매수 의견이 1건도 없었다. 

한편 '매도'의견을 한 번이라도 낸 증권사 6곳 역시 매도 비중은 극히 미미했다. 

매도 비중이 가장 높았던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도 전체 리포트 대비 매도 비중이 1.9%에 불과했고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과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는 1.3%,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도 
1.2%였다. 

특히 지난해 국내 증권사 중 매도 리포트 비중이 가장 높았던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매도 의견을 단 1건도 제시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올해 3월 주진형 전 사장 퇴임한 뒤 매도 리포트 가이드라
인을 사실상 폐지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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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전 대표이사 사장
주 전 사장은 2013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취임 후 '매도 리포트 발행 의무화'를 도입했다. 매도 리포트 발행 의무화는 한화투자증권에서 발행하는 리포트의 10%를 '매도' 의견으로 제시하는 제도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분석 대상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매도 의견을 잘 내지 못하는 관행을 깨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방책이었다. 국내 증권업계는 국내 증권사보다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상반기 한화투자증권이 발행한 전체 리포트 중 매도 의견은 8.3%를 차지했다. 작년 연간 기준으로도 매도 비중은 7.4%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한화투자증권은 매수 의견 12건, 중립(보유) 의견 14건만 제시했다. 매수 비중도 46.2%를 기록해 조사대상 증권사 중 가장 낮았고 반면 중립 비중이 53.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매도 리포트가 나오지 않은 것이 주 전 사장 퇴임과는 무관하며 시장 상황을 기반으로 종합적인 평가를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타 증권사 대비 리포트가 자주 나오지 않고 담당 영역
도 한정돼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포트 투자등급 비율을 의도적으로 조정한 것은 아니고 시장 상황에 따라 판단하기 때문에 매도 의견이 나오지 않은 것"이라며 "상반기 증시가 비교적 호황이라 매도 의견이 줄었
고 중립 의견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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