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가운데 HMC투자증권(대표 김흥제)이 퇴직연금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1년 새 무려 1조4천억 원 이상의 물량을 추가 적립하며 국내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했다.
다만 계열사 물량을 제외한 순수 퇴직연금 적립액에서는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단순 적립액 증가율에서는 신한금융투자(대표 강대석)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적립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HMC투자증권이었다. HMC투자증권은 6월 말 퇴직연금 적립액이 7조7천억 원에 달해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33.6%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점유율은 0.2% 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증가액은 1조4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전체 증권사 퇴직연금 증가액의 35%를 차지했다.
HMC투자증권을 제외하면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하이투자증권의 계열사 비중이 가장 크지만 전체 퇴직연금에서 계열사 물량은 각각 27.2%와 26.9%에 불과하다.
계열사 비중이 높은 탓에 HMC투자증권은 전체 퇴직연금에서 계열사 물량을 제외하면 적립액은 1조271억 원으로 순식간에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 순위가 6위까지 내려간다.
한편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에서 최근 주목을 받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올해 2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약 4조5천억 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다만 계열사 물량을 제외한 순수 적립액은 제일 많다.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계열사 비중은 0.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올 11월로 예정된 미래에셋대우(대표 홍성국)와의 합병이 완료되면 적립액은 약 6조 원으로 불어난다. 전체 금융사 퇴직연금 적립액 순위에서도 톱 10 진입이 유력해 증권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향후 증권업의 성장 가능영역 중 하나로 퇴직연금 시장을 꼽을 만큼 향후 퇴직연금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회장은 양사 합병 이후 퇴직연금 분야의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인력보강 및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해 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2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이 2조2천억 원으로 3위, 삼성증권(대표 윤용암)은 2조1천억 원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 외에도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이 적립액 1조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적립액 증가율이 38.1%를 기록하며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은 연금기획부, 연금영업부, 지점 및 본사영업부서 등 전사의 공동영업 협업 체계 구축에 따른 결과"라며 "향후 고객사후관리체계 강화 및 수익률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신상품 발굴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