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39cm 옷 샀는데 36cm 배송...'오차범위'라서 책임없다?
상태바
허리 39cm 옷 샀는데 36cm 배송...'오차범위'라서 책임없다?
원단. 공정 따라 범위 제각각이지만 사전에 고지하면 면죄부
  • 한태임 기자 tae@csnews.co.kr
  • 승인 2018.11.17 0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에서 의류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사이즈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잦다. 그러나 판매자가 사전에 '오차범위가 있을 수 있다'고 고지해놓은 경우에는 책임을 묻기 어려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기도 파주시에 사는 전 모(남)씨는 온라인에서 니트를 구입 후 받아보니 길이가 너무 짧아 황당했다. 판매자에게 문의했더니 "구매 창에 오차범위 4cm 정도라고 미리 적어놓지 않았느냐"는 답변만 돌아왔다.

전 씨는 "오차범위를 면죄부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 사진과 같은 옷을 보낸 것이 맞는지도 의심스럽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박 모(여)씨도 온라인에서 바지를 구입했다가 비슷한 일을 겪었다. 사이트에는 허리 사이즈가 39cm로 표기돼 있었지만 실제 배송된 제품은 36.3cm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

박 씨가 사이즈 불량으로 교환을 요청했지만 판매자는 오차 범위가 있을 수 있다고만 답했다. 박 씨는 "바지 허리는 사이즈가 조금만 틀려져도 입을 수 없는데 오차범위를 핑계로 판매자들이 무책임한 행위를 하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knit.jpg
▲ 동일 제품이 5cm 가량이나 차이났지만 판매자는 '오차범위'라고 설명했다.

◆ 원단, 공정 과정에 따라 다르다보니 '오차범위' 기준 없어 

개인 판매자들은 "제품의 사이즈는 오차범위가 있을 수 있으며 이 점은 불량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오차범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해진 기준도 없다. 의류업계 종사자들은 원단에 따라, 공정 과정에 따라 차이가 있다보니 명확히 정해진 기준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사이즈 오차가 클 경우 착용이 곤란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1~3cm 정도 차이가 나지만 최대 5cm까지 차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예상과는 다른 사이즈로 반품을 요구할 때 '반품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를 놓고 소비자, 판매자 간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소비자는 7일 이내 자유롭게 반품이 가능하다.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이면 반품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제품하자에 의한 반품이거나 계약 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것이 입증된다면 반품비용은 사업자의 부담이 된다.

판매자들은 '오차범위'를 사전에 고지했다는 이유로 '단순변심에 따른 반품'으로 간주해 소비자들에게 반품비용을 물리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사이즈 차이가 꽤 나는데 오차범위라고 적어놓기만 하면 뭐든 면죄부가 되는 것 같다"면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의류 특성상 '오차범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아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공정 과정에서 오차범위가 생길 수 있고 사람마다도 다를 수 있다보니, 의류 구입시 위험을 줄이고 싶다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입어보고 구입하는 편이 정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의류업계 종사자도 "특히 보세옷 등의 저렴한 제품은 브랜드 제품보다 공정이 세심하지 않아서 오차범위가 더욱 커지기도 한다. 대처 방법도 판매자의 마음에 따라 다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직접 입어보고 사는 편이 정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한태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