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올해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의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금융업계는 물론, 유통과 IT업계가 치열한 탐색전에 돌입했다.
최근 열린 인가심사 설명회에 교보생명, 키움증권, 신한금융, 하나금융, 농협금융, KB금융 등 대형 금융사와 소셜커머스기업인 위메프, 핀테크기업인 핀크, SW업체 티맥스 등이 참가하면서 후보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열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기준을 발표했다.
설명회 참가 업체 중에는 금융회사가 21개(49명)로 가장 많았다. 반면 인터넷은행의 주동력이 될 핀테크 기업은 13개(29명)에 그쳤다. 앞서 인터넷은행 불참을 선언한 인터파크는 이번 설명회에는 참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에선 일찌감치 키움증권과, 교보생명 등이 참여를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전자상거래업체인 위메프와 편의점 업계 1위인 BGF리테일 등도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다.
다만 기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불투명한 수익성 등으로 부진을 겪으면서 주요 참여 후보로 거론됐던 네이버·인터파크·NHN엔터테인먼트 등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하는 등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설명회에 참가한 업체들 역시 “환경 변화에 따른 동향 파악 차원”이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향후 인터넷은행의 사업성 전망이 예전만큼 높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부의 DSR 규제 영향으로 인터넷은행의 주력 상품인 신용(한도)대출 확대가 어려워졌으며 부동산시장 침체로 신규 대출 수요도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심사항목에 ‘포용성’ 신설...‘서민금융·중금리대출’ 여부 중점평가
이번 설명회에서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예비인가 당시 평가배점표의 틀을 가급적 유지하되 주주구성·사업계획의 혁신성과 포용성, 안정성 등을 중점 평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당국이 기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가 서민금융, 중금리(금리 10%대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인터넷은행의 대출잔액 기준 70% 이상, 건수 기준 60% 이상이 1~3등급 고신용자에게 대출됐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금융당국이 서민금융 지원, 중금리대출 공급기여 항목을 중점 평가한다고 밝히면서 대출 사각지대에 있던 자영업자나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비자에게 포용적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신규 인터넷은행 선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3월에 참여 신청을 받은 뒤, 5월에 제3, 제4 인터넷은행 선정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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