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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식품, 개봉했다고 면박...편의점 타임 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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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식품, 개봉했다고 면박...편의점 타임 관리 '구멍'
경과 식품 거르는 '바코드 시스템'도 반쪽짜리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9.07.31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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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지 모(여)씨는 지난 6월 이마트24에서 삼각김밥과 라면 등 먹거리를 샀다. 계산대에서 삼각김밥의 유통기한이 지나 바코드가 찍히지 않았지만 직원은 계산을 요구했다는 게 지 씨 주장이다. 지 씨는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이라 바코드가 찍히지 않아 판매가 불가능했는데도 삼각김밥 개당 천 원씩 받았다"며 "다른 1000원짜리 제품의 바코드를 찍는 방식으로 결제했다"며 어이없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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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김밥의 유통기한은 6월16일 새벽 2시까지로 이미 지났지만 매장직원은 다른 제품의 바코드를 이용해 삼각김밥을 결제했다.

#사례2 서울시 강동구에 사는 양 모(여)씨는 6월 18일 CU에서 두유를 구매했다. 제품을 개봉하다 유통기한이 6월6일까지로 열흘이나 지났다는 사실을 확인한 양 씨. 구매처에 가서 날짜가 지났다고 말했지만 사과 대신 개봉했다는 이유로 면박을 당했다고. 양 씨는 “본사에도 항의했지만 점포에 전달해도 점주가 연락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황당해 했다.

#사례3 부산시 수영구에 사는 정 모(남)씨는 6월 15일 밤에 지인과 함께 세븐일레븐에 들러 커피를 사서 나눠 갖고 헤어졌다. 이튿날 아침 지인에게서 ”커피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문자를 받았다. 제품을 살펴보니 커피의 유통기한이 각각 5월 30일, 5월 1일까지였다. 정 씨는 ”한 달 이상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어떻게 판매할 수 있느냐“며 기막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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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중 한 편의점에서 구매한 커피의 유통기한이 각각 5월 1일, 5월30일로 한참 지나 있었다.

무더위가 시작되며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구매했다는 소비자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여름철은 식중독에 걸리기 쉬워 음식물 관리에 유의해야 하지만 편의점 측에서 실수로 치부하는 등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소비자의 원성을 사는 상황이다.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 뿐 아니라 우유같은 유제품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유통기한을 넘긴 상태로 유통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편의점의 유통기한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은 계속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위드미(이마트24) 등 편의점 업체들의 위반 건수는 2014년 134건에서 지난 2017년 360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2018년 6월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 편의점의 식품위생법 위반 주요 사안은 '유통기한 미준수'가 549건으로 전체 위반 1125건 중 48.8%를 차지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보관하거나 진열, 판매해 적발된 게 2014년 58건에서 2017년에는 세 배 이상 늘어난 196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만도 67건이 적발됐다.

◆ 신선식품에 한하는 '타임 바코드' 한계...업계 "관리감독 강화하고 있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거르기 위해 ‘타임 바코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상품 바코드에 날짜와 시간 정보를 추가하는 타임 바코드 시스템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의 경우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어도 처리가 되지 않아 아예 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한다. 계산대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걸러낼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삼각김밥, 샌드위치, 샐러드 등 일부 제품에 한해서만 적용되다 보니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타임 바코드 외에 본사에서 관리 감독 강화를 통해 식품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타임바코드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 상품의 경우 OPC와 POS로 유통기한 관리 대장 등을 운영해 유통기한 임박 상품에 대한 관리하고 있다"며 "유통기한 경과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상품 등을 가맹점에 지속적으로 안내해 재발을 방지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세븐일레븐도 도시락 등 푸드 상품 바코드에 날짜와 시간 정보를 담아 계산시 유통기한이 경과되면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조치한 타임바코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전 카테고리에 대해 상품 문제 발생시 즉각적인 판매 중단 및 회수를 위한 ‘위해상품 차단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GS25에서는 "일반 가공식품의 경우 센터에서 출하를 진행하며 이력을 관리해 언제쯤 유통기한이 경과될 지에 대해 포스 등 시스템에 팝업창으로 띄워 점주에게 알리고 있다 있다"며 "점포 담당자가 주 1.5회 방문해 경영주에게 유통기한 경과 상품에 대해 안내하고 경영주와 함께 유제품이나 냉장제품의 유통기한을 함께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라고 말했다.

GS25에서는 통상 유제품은 유통기한 하루 전에, 냉장제품은 유통기한 3일 전 매대에서 빼는 게 원칙이고 반복적으로 경영주에게 교육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은 시스템에 등록해 근무자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화했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하절기 식품 제조 시설 위생 관리를 기존 대비 2배로 확대 및 불시 방문을 진행하고 있으며 월 1회 이상 하절기 식품 위생 관리 강조 공문을 발송 및 직원 교육, 가맹점 방문시 거듭 강조하며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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