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판례] 대출 목적으로 타인에게 보낸 체크카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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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판례] 대출 목적으로 타인에게 보낸 체크카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3.16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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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을 받기 위해 모르는 사람에게 통장 사본과 체크카드를 보낸 경우 '경제적 대가를 얻기 위한 목적 여부' 판단이 중요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특히 무작위 대출을 위해 건넨 통장과 체크카드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불법 자금을 유통하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A씨는 지난 2016년 6월 경 300만 원을 대출받기 위해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퀵서비스로 B씨에게 보냈다. 대출 심사를 위해 입출금 거래내역이 필요하다는 B씨의 말을 믿고 보낸 것이다.

다음 날 A씨는 인터넷뱅킹을 통해 자신의 명의 계좌에서 알 수 없는 입출금 거래내역이 있음을 알게 됐다. 이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던 B씨가 A씨의 계좌를 보이스피싱용 계좌로 지정해 벌어진 상황이었다.

약속했던 대출도 이뤄지지 않았고 A씨의 계좌는 보이스피싱 신고로 거래가 정지됐다. 게다가 A씨는 졸지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로 기소됐다.

이 사건의 경우 1심과 2심의 판단은 달랐다. 1심에서는 A씨의 체크카드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돼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는 A씨가 오히려 B씨의 거짓말에 속아 체크카드를 보냈고 체크카드를 보낸 것과 대출 성사와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결국 해당 사안은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지하고 있는 '대가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를 위반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A씨가 인터넷 등으로 여러차례 대출 상담을 받았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을 받기 힘들다는 점은 인지한 상태에서 B씨에게 체크카드를 제공한 점에서 '대출 기회를 얻기 위한 행동'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2심에서 피고인이 대출 기회를 얻는 약속으로 접근매체를 대여했는지 여부를 심리 판단했어야 했는데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 또는 ‘대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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