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더 난리인데"...나노마스크 중성살균수 등 코로나19 대응 신기술 규제에 가로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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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더 난리인데"...나노마스크 중성살균수 등 코로나19 대응 신기술 규제에 가로막혀
관행적 규제보다 신기술 도입 우선돼야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20.04.0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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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응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보수적인 법과 규제에 가로막혀 상용화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혁신적인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가 개발돼도 관행적인 규제 탓에 사장된다는 비판이 일곤 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빨아쓰는 나노 마스크와 중성 살균수 제품이 대표적이다.

지난 16일 김일두 KAIST 교수팀이 20번 이상 빨아 쓸 수 있는 나노 마스크 개발을 발표하자 국민들은 마스크 대란이 곧 끝날 거로 기대했으나 아직 시판 허가를 받지 못했다.

안전성 검토 등에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알려지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식약처에서는 사안이 급하긴 하지만 승인 시기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나노 마스크에 사용되는 필터가 신물질이다보니 안전성과 유효성 등 검토에 약 70여일의 시간이 걸린다는 게 이유다.

20여년 전 개발된 기술이 코로나19로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살균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며 살균제, 소독제 판매가 급증하는 가운데 물로만 안전하게 살균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국내에서는 시판 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 외용 소독제 등 살균 기능을 하는 살균수 제품으로 의약외품 허가를 받으려면 이산화염소, 차아염소산나트륨, 과산화수소, 알코올계 등 화학제를 첨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성 살균수는 수돗물이나 지하수를 중성살균 시스템 장치를 거쳐 화학제 없이 살균이 가능한 제품이다.
▲수돗물이나 지하수가 중성살균 시스템 장치를 거쳐 화학제 없이 살균이 가능한 물로 만들어지는 게 중성 살균수다.

2001년 이 기술을 개발한 김희정 경원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중성 살균 시스템을 통해 지하수나 수도물을 살균수로 만드는 원리"라며 "화학제 첨가없이 물만으로 안전하게 살균할 수 있지만 현행 규정에 맞지 않아 허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허무해 했다.

화학제 없이 물만을 이용한 중성 살균수지만 강력한 살균력과 안전성을 수차례 시험을 통해 입증했다.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살균력 조사에서 살모넬라, 무좀균, 흑곰팡이 등 각종 다양한 유해세균에 99.9%의 살균력을 지녔다는 결과를 받았으며, 식약처 지정 대구가톨릭대 GLP센터에서 쥐를 이용한 급성 경구 독성 시험과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토끼눈을 이용한 독성시험 결과에서도 안전하다는 걸 입증했다.

김희정 대표는 안전하면서도 강력한 살균력과 사용이 편리해 피부, 아기용품, 주방, 욕실 등 일상생활은 물론 병원, 수영장, 다중급식시설 현장 등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도 도움이 됐을 거라고 주장했다.

안전하면서도 살균력이 뛰어나고 사용범위가 넓다보니 중동,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MOU 제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허가가 나지 않다보니 수출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한 기업에서는 원천기술 이전을 제안해 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중성 살균수의 코로나 바이러스 제거에 대한 연구 의향을 밝혀오기도 했다.

한국의 여성환경기술인 1호로 선정되기도 한 김희정 대표는 "산업기술유출방지위원회 화학분과위원장을 맡기도 해 우리 기술이 해외로 나가는 걸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기술이전 제안을 거절해왔다"며 "연구개발해 기술을 만들었는데 법이라는 벽에 막혀 20여년 째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심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국가기 지정한 기관에서 안전성 검사를 마쳤고 살균력을 입증할 수 있는 시험을 거쳤다"며 "빠른 상용화를 위해 제조물책임법을 적용받는 제품으로 생산할 수 있게 허용해줘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외용 소독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외품의 범위 지정' 고시에서는 인체에 직접 사용하는 과산화수소수, 이소프로필 알코올, 염화벤잘코늄, 크레졸 또는 에탄올을 주성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 성분이 포함되지 않으면 살균력이 있다고 해도 외용 소독제로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보니 빛을 보지 못했다.

이에 대한 기자의 질의에 식약처는 의약외품이 아닌 의약품으로 허가를 요청하면 심사해 소독제로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외약외품의 범위 지정 고시에서 외용 소독제 성분으로 규정하고 있는 과산화수소수, 크레졸 등 물질은 정해진 함량 범위 내에서 쓸 경우 안전성이 확보됐고 소비자 접근도 쉬워 의약외품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며 "만일 살균수라는 물질이 의약품처럼 소독하는 역할에 효과가 있고 물이 분해되면서 다른 물질이 생성되지 않는 등 살균력과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의약품으로 허가 받아 소독제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관행적 규제보다는 코로나19 사태를 전환시킬 신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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