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분쟁 많은 이유는 '셀프 손해사정'?...12개 손해사정사 모기업 의존도 90%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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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분쟁 많은 이유는 '셀프 손해사정'?...12개 손해사정사 모기업 의존도 90%이상
'자사 손해사정 인정' 예외조항 없애야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0.05.0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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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와 소비자 간 분쟁이 끊이지 않은 원인을 두고 ‘셀프 손해사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의 자회사를 통해 손해사정이 이뤄지는 비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1월부터 소비자의 손해사정권을 강화했지만  그에 앞서 자회사의 손해사정을 인정하는 예외조항부터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손해사정사는 소비자가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서류 심사만으로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객관적으로 피해액과 보험금을 산정하는 제3자 역할을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보험금을 산정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업법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손해사정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법 시행령 예외조항에 따라 보험사가 손해사정업을 하는 자회사를 두고 위탁하는 형태는 허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손해사정사를 선택하는 경우보다 보험사가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손해사정사를 고용하는 비중이 높아 객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말 그대로 ‘셀프 손해사정’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사 3곳이 손해사정 업무를 하는 자회사를 1곳씩, 손해보험업계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이 1~3곳을 보유해 총 7개의 보험사가 12곳의 손해사정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자회사의 매출 대부분이 모회사인 보험사에서 나오는 구조라는 점이다. 결국 객관적인 손해사정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손해사정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 매출 2016억 원은 모두 특수관계자인 삼성생명과의 거래로 이뤄져 있다.

삼성화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의  지난해 매출 1684억 원도 역시 특수관계자인 삼성화재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모회사 의존도가 100%라는 의미다.

한화생명 ‘한화손해사정’, 교보생명 ‘KCA손해사정’, 현대해상 ‘현대하이카손해사정’, ‘현대하이라이프손해사정’, DB손해보험 ‘DB자동차보험손해사정’, DB CSI손해사정, DB CAS손해사정, KB손해보험 ‘KB손해사정’ 등도 모회사 매출 의존도가 90% 이상이다. 또한 모회사가 아닌 관계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100%였다.

대기업이 손해보험 자회사를 이용하는 위탁률도 상당히 높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지난해 10월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 교보생명의  자회사 위탁율이 100%에 달했으며, 한화생명 93.3%, DB손해보험 88.8%, 현대해상 78.7%, 삼성화재 76.3% 순이었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한 목소리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회사라도 보험사에만 유리하게 손해사정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법적으로 문제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지속되자 금융당국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올해 1월부터 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중 손해사정사 선임 요청 건수와 보험사 동의/부동의 건수 등을 포함한 소비자 측 손해사정사 선임 현황 공시를 추진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자회사의 손해사정을 인정하는 예외조항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소비자연맹 배홍 국장은 "소비자들이 보험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손해사정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해도 아직은 보험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해사정 자회사가 아무리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업무를 본다 하더라도 매출 자체가 모회사에서 나오는 만큼 소비자들이 신뢰하긴 어렵다. 따라서 보험업법 예외조항을 손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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