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해 11월 신형 A6를 구입했다. 이후 4개월이 지났을 무렵부터 주행, 정차 상관없이 시동꺼짐 현상이 무수히 발생했다. 서비스센터를 찾아갔지만 ‘고장 원인을 알 수 없다’면서 수리 후 문제가 생기면 다시 오라는 얘기만 들었다.
김 씨는 “피해보상이나 대차서비스도 일절 없었다. 딜러에게 물어보니 같은 증상이 3번째 발생하면 레몬법을 신청하라고 하더라”면서 “이제 6700km 정도 주행했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나와 같은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제조사가 고장 이유를 모른다며 소비자가 모든 피해를 감수하라는 태도에 답답하다”며 울분을 호소했다.
결국 김 씨는 사고 위험을 떠안은 채 운행을 지속중인 상태다.
아우디의 신형 A6는 지난해 10월 아우디가 선보인 8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아우디코리아가 2015년 이후 내놓은 첫 신차이기도 하다.
시장 반응도 뜨겁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A6는 볼륨모델답게 4월까지 4336대가 팔리며 아우디 내 1위(점유율 37.2%)를 차지했다.
문제는 시동 꺼짐 등 문제 발생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기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A6 시동꺼짐 신고 건수는 10건 이상이다. 김 씨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는 실제 네이버 카페 ‘아우디 매니아’를 통해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6 시동꺼짐’이란 키워드로 검색하면 신차 출시 후 시동꺼짐 증상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20개에 달한다. ▶저속주행을 하다 속도 저하시 차량이 덜컹거리면서 시동이 꺼지거나 ▶주행 중 정차 시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공통된 내용이다.
주행 중 시동꺼짐은 ‘한국형 레몬법’에 해당하는 중대 하자다. 지난해 1월부터 도입된 한국형 레몬법에 따르면 소비자가 신차 구매 후 1년 이내(주행거리 2만km 이내)에 중대하자 2회 혹은 일반 하자 3회 이상 발생하면 중재를 통해 차량을 교환하거나 환불받을 수 있다. 아우디는 지난 9월 레몬법을 도입했다.
다만 레몬법을 통한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소비자가 중대 하자 반복을 주장해도 제조사에서 중대하자, 동일 증상을 인정하지 않으면 차 교환, 환불이 이뤄지지 않는다.
실제로 시행 1년이 넘도록 교환, 환불로 이어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레몬법 중재 신청을 취하하고 업체로부터 자동차 교환·환불을 받은 사례만 5건 정도다.
A6 시동꺼짐 증상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은 꼭 레몬법까지 가지 않더라도 원인만 해결되면 계속 A6를 타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고 있지만 서비스센터에서 명확한 해결 방안을 주지 않으니 답답함만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일부 고객이 주행 중 시동 꺼짐으로 인하여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분석을 위해 아우디 공식 서비스 센터를 통해 접수를 진행하실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면서 “조속히 해결 방안을 찾아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또 해당 이슈에 대해 현재 관계 당국과도 협조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 진행 중인 사안들에 대해서는 전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