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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LG, 버릴 건 버리고 미래사업 집중했더니 기업가치 '쑥쑥'...2년새 시총 32%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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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LG, 버릴 건 버리고 미래사업 집중했더니 기업가치 '쑥쑥'...2년새 시총 32% 늘어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8.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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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2년 동안 부실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봇 등에 대한 투자가 성과를 내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진 결과, LG그룹 상장사 1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7일 기준 123조8369억 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구 회장 취임 전 94조 원에 비하면 2년여 만에 시총이 31.7%나 늘었다. 주식시장에서 LG그룹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2%에서 6.4%로 높아졌다.

시가 총액 상승은 그룹이 핵심 미래사업으로 삼은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LG화학(대표 신학철)이 이끌었다. LG화학 시총은 구 회장 취임 전 23조5778억 원에서 52조6619억 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LG화학은 올 들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에 올랐다.

LG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미래 모빌리티, AI, 로봇 등의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018년 6월 29일 총수에 오른 구 회장은 미래 사업을 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분야에서는 잇달아 손을 뗐다. 반대로 역량을 키워야 할 곳에선 인수합병(M&A)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대표 하현회)는 전자결제 사업을 2018년 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진행 중에 있다. LG전자(대표 권봉석·배두용)는 지난해 연료전지와 수처리 사업을 매각했다. LG화학은 지난 6월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접었다. LG디스플레(대표 정호영)도 올 연말 국내 TV용 LCD 생산라인을 정리할 계획이다.

반면 역량 강화를 위해 LG화학은 자동차 경량화 핵심소재 전문업체인 미국 유니실을 인수했다. 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은 미국 뉴에이본을 사들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고도화에 나섰다. LG생건은 에이본 인수 후 모바일로 생생한 제품 체험과 주문까지 가능한 디지털 카탈로그를 론칭했다. 에바메루 인수를 통해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LG전자는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에 지분 33.4%를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을 사들여 5G를 기반으로 한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 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다졌다.

구 회장은 오랜 기간 투자가 이뤄져 온 배터리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초 LG화학 창립 71년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앉혔다. 첫 외부영입 결정에 반신반의하던 시선은 2년이 지난 지금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지난달에는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구 회장은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수로 취임하자마자 캐나다에 ‘토론토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했다. 이후 러시아 모스크바, 인도 뱅갈로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연구소에도 인공지능 전담 조직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AI 연구 핵심 허브 역할을 담당할 그룹 차원의 전담 조직을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신설했다.

LG CNS(대표 김영섭)는 지난해 4월 AI빅데이터 연구소를 설립해 이미지·음성 인식, 언어지능 기술 등을 활용해 제조, 유통, 금융분야 고객사에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또 구 회장이 총수 취임한 그해 LG전자는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했다. 로보스타 외에도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미국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지분을 잇달아 투자했다.

고객가치 중심의 디자인 현장경영에 나선 구광모 LG 회장
고객가치 중심의 디자인 현장경영에 나선 구광모 LG 회장

구 회장이 미래 준비를 위한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에 한창인 가운데 모빌리티 사업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LG화학 배터리는 20년 전부터 일찌감치 투자가 이뤄져 왔던 사업이다. 구 회장이 일찌감치 새로운 먹거리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역량강화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다.

현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와 LG전자 VS사업본부의 자동차 부품 수주잔액은 200조 원 이상으로 그룹 캐시카우 계열사로서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LG화학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24.6%로 1위다. 지난해 6월에는 4위였으나 중국 CATL과 BYD,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톱기업이 됐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자동차용 패널 점유율(출하량 기준)이 18.4%로 세계 1위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소프트웨어, UI(사용자 환경)·UX(사용자 경험) 설계 등을 담당하며 거래처도 2018년 메르세데스 벤츠를 시작으로 GM,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로봇 브랜드 ‘LG 클로이’는 CJ푸드빌(대표 정성필),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준), SK텔레콤(대표 박정호) 등과 협업하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LG 클로이 서브봇 1호는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에 업계 처음으로 도입됐다. 병원에서 혈액 검체, 처방약, 수액, 진단시약, 소모품 등 수시로 운반해야 하는 다양한 물품 배송을 담당한다.

구 회장 체제에서 M&A 등 LG의 미래사업 발굴은 앞으로 더욱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LG는 현재 16조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력 낮은 사업이나 비효율적 자산을 정리하며 미래를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 관계자는 “현재 잘 하고 있는 사업은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로봇, 빅데이터 등 미래 첨단사업 영역에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등 고객가치 극대화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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