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해결위해 노력"...버그 항의 10분만에 날아온 게임사 '기계' 답신 '속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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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해결위해 노력"...버그 항의 10분만에 날아온 게임사 '기계' 답신 '속터져'
전담 QA팀도 없어 '붙여넣기'매크로 답변 뿐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0.10.30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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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는 신 모(남)씨는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PC 온라인 레이싱 게임 '테일즈런너' 유저로 게임 내 낚시 컨텐츠를 종종 즐기고 있다. 최근 획득 확률이 낮다고 알려진 아이템 2개를 낚시 보상으로 받게 됐는데 인벤토리(Inventory, 게임 아이템이 수납되는 장소)를 확인해보니 2개 중 1개가 증발돼 있었다. 버그로 보상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신 씨. 업체 측에 복구를 두어 차례 문의했으나 "개발팀에 확인을 부탁했다"는 매크로식 답변만 날라올 뿐이었다. 신 씨는 "유료 미끼를 사용해 얻은 아이템인데 3주가 넘은 지금도 복구가 안 되고 있다"고 분개했다.
 
신 씨는 게임 내 버그로 아이템이 증발돼 복구를 문의했으나 매크로식 답변만 날라왔다며 분개했다
신 씨는 게임 내 버그로 아이템이 증발돼 복구를 문의했으나 매크로식 답변만 날라왔다며 분개했다

#사례2 충북 청주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코에이 테크모 게임스가 개발하고 디지털터치가 퍼블리싱한 콘솔 RPG '페어리 테일' 한국어판을 지난 8월 7만 원 가량에 구매했다. 클리어 후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지 않는 버그로 인해 게임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항의한 김 씨에게 디지털터치 측은 "개발사에서 버그를 인지하고 있으니 다음 업데이트(패치, Patch) 이후 게임을 정상 진행하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2주 후 업데이트 안내 메시지를 받고 게임에 접속했으나 버그는 수정되지 않았고 이용 불편도 계속됐다. 김 씨는 "패치를 기다리기 위해 게임을 구매한 게 아닌데도 업체 측은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있다"며 어이없어 했다.
 
버그로 게임을 더 이상 즐기지 못하게 된 김 씨는 디지털터치 측의 '패치를 기다리라'는 답변에 어이없어 했다
버그로 게임을 더 이상 즐기지 못하게 된 김 씨는 디지털터치 측의 '패치를 기다리라'는 답변에 어이없어 했다

#사례3 대구 중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스마일메카의 모바일 RPG '연인M'을 2년 넘게 이용해온 유저다. 연인M은 양산형 모바일 게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잦은 버그와 과도한 과금 유도로 유저들이 하나둘 떠나가면서 인기를 잃었고 결국 지난 8월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이 씨는 "접속 불가는 기본이며 유료 아이템이 사라지는 등 각종 버그가 범람하는데도 이를 방관한 채 과금을 유도하는 이벤트만 냈다. 게임사 측에 항의해도 단말기 교체를 권하는 기계적인 답변만 올뿐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씨가 연인M에서 과금한 돈만 400만 원에 달한다. 
 
스마일메카 '연인M' 공식 커뮤니티에는 버그로 게임이 안 되는데도 매크로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는 항의의 글이 가득하다
스마일메카 '연인M' 공식 커뮤니티에는 버그로 게임이 안 되는데도 매크로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는 항의의 글이 가득하다

국내 게임 업체들이 이용자들의 잦은 버그 항의에 근본적 대책 없이 매크로식 답변만 반복해 화를 키우고 있다. 

게임 실행조차 불가능한 것은 물론 구매한 아이템이 정상 지급되지 않거나 정상 수령해도 인벤토리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등의 버그가 지속되고 있지만 업체 측은 '패치를 기다리라'는 무성의한 매크로 답변만 반복하는 상황이다.

매크로(Macro) 답변은 게임 이용자가 고객센터에 1대 1 문의글을 올리면 메뉴얼에 따라 미리 적어둔 답변을 복사(Ctrl+C) 붙여넣기(Ctrl+V)해 대응하는 직원의 기계적이고 무성의한 태도에서 유래됐다. 대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빠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용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3단식 구성 형태를 따른다.
 

매크로식 답변 예시(카카오게임즈의 PC 온라인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 강탈' 공식 홈페이지 게시글)
매크로식 답변 예시(카카오게임즈의 PC 온라인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 강탈' 공식 홈페이지 게시글)

게임 유저들은 "모든 유저들이 동일한 내용의 답변을 받고 있다", "문의하자마자 10분 만에 답변 메일이 날라왔는데 확인은 하고 보내는 것이냐", "기다리라는 매크로 답변만 반복할뿐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 "매크로 답변은 하는데 전화는 안 받는다"고 항의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문의 글 대비 QA(Question Answering, 질의응답) 직원 수가 적어 일일이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QA팀이 따로 조직되지 않은 일부 업체의 경우 위임 계약의 형식으로 외부 업체에 업무를 맡기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패치 또한 업체 규모별로 갈리고 있다. 대규모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의 경우 거의 '매주' 업데이트가 실시되는 반면 소규모 게임은 '한 달에 한번' 꼴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에서는 버그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을 하는 편이며 정도가 심할 경우 잠깐 게임을 정지해 버그를 고친 뒤 재개하기도 한다. 규모가 작은 회사는 개발 인원 및 QA 직원이 상대적으로 적어 버그 수정 지연이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앞서 테일즈런너 사례를 두고 피해 유저에게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 및 양해를 구하고 아이템 복구 또한 개발사를 통해 즉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매크로 답변은 단순 실수로 피해 유저에게 사과의 뜻을 전할 예정"이라며 "아이템 복구는 개발사를 통해 즉각 처리할 예정이며 이 부분 또한 당사자에게 안내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페어리 테일' 한국어판을 퍼블리싱하는 디지털터치 측은 답변을 안 하거나 모르겠다고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디지털터치 관계자는 "진행 불가 버그로 문의하는 분들이 있어 일본 개발사에 보고해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용자들에게는 업데이트로 문제가 해결되면 안내하겠다고 얘기했다. 9월에 두어 차례 패치가 있었고 지난 8일에도 패치가 한번더 있어 모두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체 측 입장 설명에 김 씨는 "패치가 됐으나 또 다른 버그가 생겼다. 아직도 다음 스테이지 진행이 안 되고 있으며 업체 측은 여전히 기다리라는 말을 반복해 또 다시 패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스마일메카는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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