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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 1년 연임의 의미는?...완전민영화 등 임무 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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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 1년 연임의 의미는?...완전민영화 등 임무 막중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3.05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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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임기를 추가로 보장 받은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내년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를 앞두고 막중한 부담을 안게 되었다. 

우리금융지주의 성공적인 민영화 작업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실적 반등을 통한 지분 가치 상승이 절실하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우리은행 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떨어져 올해 반등에 성공해야하기 때문이다. 
 

▲ 권광석 우리은행장
▲ 권광석 우리은행장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는 지난 4일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광석 현 행장을 추천했다. 권 행장은 지난해 3월 '1년 임기'의 우리은행장에 선임됐는데 이번에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셈이다. 다만 최초 임기가 1년이었던데다 이번에도 1년 연임으로 결정이 됨에 따라 제한된 임기 중에 산적한 난제를 풀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일반적으로 국내 시중은행장 임기는 최초 2년 보장에 연임시 1년 씩 추가 임기를 보장한다. 최근 신규 선임 또는 후보로 내정된 권준학 농협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내정자 역시 2년 임기를 보장 받았다. 심지어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추가 임기가 2년이다. 

특히 우리금융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최초 임기도 대체로 2년을 보장 받는다. 지난해 말 선임된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이사, 박경훈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도 2년 임기를 보장 받았고 김선종 우리FIS 대표이사만 1년 임기를 보장 받았다. 우리은행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상법에 근거해 대표이사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부여된다고 명시돼있지만 이례적인 1+1 연임이다. 

◆ '경영실적' 요구한 우리금융 자추위... 결과로 입증해야 하는 권 행장

금융권에서 최고 경영자(CEO)의 단명(短命)은 과거부터 계속 문제로 제기됐다. 짧은 임기동안 성과를 보여야 연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당국도 중장기적 관점의 경영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 차원에서 대표이사 임기를 2년 이내로 보장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자회사 대표이사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한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금감원의 권고를 받아 지배구조 규범 개정을 통해 현재는 계열사 대표이사의 최초 임기를 2년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 자추위가 권 행장에게 1+1임기를 보장한 이유는 '실적'이다. 권 행장의 첫 임기였던 지난해는 DLF 사태와 사모펀드 사태를 연달아 맞은 내부 조직을 결속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재정비를 가졌다면 올해는 실적 반등으로 결과물을 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배주주순이익 기준 당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9.5% 감소한 1조3632억 원으로 6대 은행 중에서 가장 적었다.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금융상품수수료 수익도 줄었고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그리고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도 발생한 결과다. 

이는 우리금융지주 실적 감소로 이어져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2% 감소한 1조3073억 원으로 농협금융지주(회장 김광수)에게 4위 자리를 빼앗겼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한 우리금융 특성상 은행 실적 감소의 여파가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컸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자추위가 권 행장의 후보 추천 사유로 "작년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 하에서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권광석 은행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해 경영성과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종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힌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금융은 내년까지 잔여 정부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민영화' 작업을 완료해야하는데 성공적인 민영화 완료를 위해서는 회사 가치를 상승시켜 가장 높은 '몸값'으로 지분 매각에 나서야하지만 주가 상승의 기반은 실적 반등이다. 
 

▲ 최근 1년 간 우리금융지주 주가 흐름(출처: 한국거래소)
▲ 최근 1년 간 우리금융지주 주가 흐름(출처: 한국거래소)

우리금융의 주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9000원~1만 원 선을 횡보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고 최근 금융당국에서 지주 및 은행에 대한 배당제한 권고까지 내려지면서 은행주들이 장기간 반등에 나서지 못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지난해 실적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올해 수익성 향상이 시급하다. 

권 행장 입장에서는 형평성 논란을 떠나 실적 반등을 통한 존재감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경은 지난해 대비 긍정적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충당금 적립은 이미 지난해 상당부분을 쌓아 추가 적립은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또한 국고채 금리가 올 들어 지속 상승하면서 은행권 전반적으로 NIM 상승에 따른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다만 실적과는 별개로 현재 불안정한 우리금융 지배구조가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도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의 경우 현재 DLF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데이어 라임펀드 사태를 두고 징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권 행장이 2년 연임을 보장 받았다면 오는 2023년 초 손 회장과 임기 종료 시점이 동일해진다. 지주 회장과 은행 CEO의 임기 미스매치를 통해 지배구조 안정성을 강화하는 의미가 담긴 인사라는 논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와 저금리 기조 여파로 은행들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기저효과로 인해 실적 상승 요인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다만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지배구조 특성상 지주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 임기 만료 시차를 두어 리스크를 완화시켜야하는 불가피한 상황때문에 권 행장의 연임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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