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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더위인데 에어컨 수리는 2주 뒤에나? AS 지연으로 소비자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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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더위인데 에어컨 수리는 2주 뒤에나? AS 지연으로 소비자 고통
업계 "서비스 지연 지역은 제한적, 대부분 1주일 이내 처리"
  • 김승직 기자 csksj0101@csnews.co.kr
  • 승인 2021.07.20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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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시 단원구에 사는 임 모(남)씨는 2019년 구매한 삼성전자 에어컨에서 최근 차가운 바람이 나오지 않아 AS를 신청했는데 시일이 오래 걸린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에어컨에서 미지근한 바람이 나와 지난 12일 AS를 신청하려고 서비스센터에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앱으로 신청하려 해도 ‘14일간 예약 가능한 시간이 없다’고 안내했다. 임 씨는 “지난해에도 같은 문제로 AS 받는데 1주일가량 소요됐다. 올해도 AS가 지연될까 걱정된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 경기도 파주시에서 애견샵을 운영하는 박 모(여)씨는 매장에 설치한 청호나이스 에어컨 AS 지연으로 불만을 표했다. 2019년 말 구매한 에어컨의 실외기 부품이 고장나 AS를 문의했지만 업체 측은 "인력이 부족해 용역을 구해야 하는데 성수기다 보니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박 씨는 “이미 1주일째 AS를 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언제까지 지연될지 몰라 매장 운영에 지장이 생긴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 경남 통영에 사는 김 모(남) 씨는 전자랜드에서 운영하는 에어컨 청소 유상서비스를 지난달 말 신청했으나 제때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방문예약은 2주 뒤인 이달 14일로 잡혔으나 당일 청소기사가 방문하지 않아 서비스가 3주 이상 지연된 상황이다. 김 씨는 "업체로부터 ‘청소기사가 해당 세대를 누락했다’고 하더라"며 "전자랜드를 믿고 서비스를 신청한 건데 이 문제를 청소업체와 해결하라는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기막혀했다.

# 충남 천안시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6월 이사하며 캐리어 에어컨을 이전설치 신청한 뒤 한 달가량 서비스가 지연됐다고 불평했다. 그간 5차례에 걸쳐 재설치를 요청했고 서비스센터 측은 매번 엔지니어를 통해 연락주겠다고 했지만, 실제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게 박 씨 주장이다. 박 씨는 "지난 16일 엔지니어와 연락이 닿아 이번 주 이전설치를 약속했지만 지켜질지 두고 볼 일"이라며 "이사 오고 한 달째 에어컨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황당해했다.

본격적인 찜통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 AS 지연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여름에 들어서면서 에어컨 설치 및 제품 불량, 냉매누설, 누수 등 다양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다. 그중 소비자들은 AS를 접수해도 실제 방문이나 수리까지 1주일에서 2주 이상 소요되는 문제에 가장 많은 불만을 표했다. 고객센터 등 불통으로 AS 접수조차 하지 못한다며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에어컨 AS 지연은 업체를 가리지 않고 매년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다. 에어컨은 특정시기에 작동하는 계절가전이다보니 비슷한 시기에 문제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통상 에어컨은 6~9월 단기간만 사용하는 제품이어서 AS 지연 시 소비자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문제 원인은 ▲에어컨 본체, 실외기 연결 불량 및 부품 고장 ▲배관 문제로 누수 발생 ▲냉매누설로 온도 조절 불가 등이 주였으며 이중 특히 냉매누설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사례를 보면 이전에 설치했던 에어컨을 최근 작동하면서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고 새로 구매한 제품에서 초기불량이 나오는 사례도 있다.

AS 방문 당일 제품을 고치지 못하거나 문제를 일으킨 부품이 없어 수리가 지연되는 사례도 있다. 냉매누설이나 누수의 경우 원인 보수가 미흡해 같은 문제가 매년 반복되는 사례가 많다.

이번 여름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에어컨 AS 지연으로 불편을 겪는 소비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고 성수기가 시작되면서 AS 요청이 몰리고 있다”며 “다만 AS가 1주일가량 지연되는 것은 안산 등 일부 지역 한정으로 그 외에는 3~4일 만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앱이 14일간 예약 가능한 시간이 없다고 안내하는 것과 관련해선 “앱은 AS 접수 시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최장 기간을 안내한다”며 “14일간 예약이 어렵다고 안내해도 실제 접수 후엔 1주일 안에 AS가 이뤄진다. 임 씨는 아직 AS를 접수하지 않은 상태로 실제 신청 후엔 앱상 안내보다 짧은 기간 안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성수기다 보니 인력이 부족해 AS가 지연되는 상황이지만 용역을 구하는 등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리가 어려운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감가상각 후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성수기 에어컨 관련 AS 접수가 늘어 처리에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주 정도 소요되고 있다.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 민원과 관련해선 “성수기 때문에 업무에 혼선이 생기면서 청소 위탁업체에서 해당 세대를 누락한 것 같다”며 “앞으로 관련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해당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캐리어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AS 접수가 증가해 일부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며 “센터별, 접수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AS에 통상 2~5일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에어컨 제조사는 AS 접수가 특정 시기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성수기 전에 사전 점검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며 “전국 서비스센터를 기존 300점에서 330점으로 늘려 운영하고 있으며 빠른 처리를 위해 긴급 서비스 대응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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