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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에어컨 싸서 샀더니 설치비로 바가지...현장서 추가 요구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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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에어컨 싸서 샀더니 설치비로 바가지...현장서 추가 요구 다반사
취소하면 반품 수수료...구매 조건 꼼꼼히 확인해야
  • 김민국 기자 kimmk1995@csnews.co.kr
  • 승인 2021.08.03 07: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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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쩡한 기존 앵글 폐기한 뒤 새 부품으로 교체=경기 수원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7월 중순 옥션에서 에어컨을 120만 원에 주문했다.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기본설치비가 포함돼있어 선택했다고. 기존에 쓰던 대형 앵글 등이 있어 설치비가 크게 추가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설치를 위해 방문한 기사는 실외기 받침대와 배관설치비 등 명목으로 25만 원의 비용을 요구했다. 교체 근거에 대해 물어도 기사는 화만 낼뿐 답변하지 않았다고. 김 씨는 "기존 부품과 혼용해 사용하면 그 정도 비용이 들어갈 리 없다. 굳이 고가의 부품으로 전부 교체한 건 바가지 아니겠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 벽걸이 에어컨 무료설치 약속해놓고 냉매충전비 요구=경기 용인시에 사는 공 모(남)씨는 이달 14일 위메프에서 벽걸이 에어컨을 20만 원대에 구매했다. 다른 사이트에 비해 저렴한데다 무료 설치까지 약속해 주문하게 됐다고. 그런데 다음날 설치일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판매업체 쪽에서 “에어컨 냉방이 원활해지도록 냉매를 넣어주겠다. 배송비를 포함해 2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공 씨는 필요 없으니 그냥 설치해 달라 청했지만 업체는 "이 작업 없이는 에어컨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 설치할 수 없다"고 답했다. 공 씨는 "판매업체와 실랑이 끝에 주문을 취소하고 다른 에어컨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며 씁쓸해했다.

# 기본 설치비 포함돼 주문했는데 현장서 '30만 원' 추가=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6월 11번가에서 약 120만 원을 주고 멀티에어컨을 주문했다. 기본 설치비가 포함된 상품이라 추가 비용이 크게 들지 않을 거라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설치기사는 실외기 받침대, 냉매가스 충전 등 명목으로 31만 원을 요구했다. 15만 원에 달했던 실외기 받침대는 필요없다고 하자 21만 원의 비용을 요구해 견적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답은 듣지 못했다. 이 씨는 "기본 설치비가 포함된 상품이었는데 현장에서 비용을 심하게 추가해 당황스러웠다. 비용 책정기준마저 의심스럽다"며 불쾌해했다.

온라인몰에서 에어컨을 구매했다가 설치비 폭탄을 맞았다며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

주로 가전매장이나 타 사이트에 비해 판매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구매했는데 설치할 때 갖가지 명목으로 요금이 추가된다는 지적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여름철만 되면 온라인몰에서 저렴한 가격을 보고 에어컨을 구매했는데 현장에서 과도한 설치비를 부담해야 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픈마켓 업체측에 설치업체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토로해도 별다른 해답을 듣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쿠팡, 위메프, 티몬 등 각 사이트에서 삼성전자 벽걸이에어컨(AR06R1131HZ)을 검색해 최저가 상품 판매 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입점 판매자가 기본 설치비에 대해서는 '설치비 포함', '설치비 별도' 등 문구로 안내하고 있었다.

추가 설치비에 대한 내용도 판매 페이지 하단에 '부품별 단가표' 등과 함께 고지하며 '현장에서 견적 확인 후 발생할 수 있다'고 알리고 있었다.

다만 소비자들은 어떤 명목으로 추가될 것인지를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고, 추가 비용에 대한 확실한 근거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기본·추가 설치비에 대한 내용을 판매 페이지에 명시하고 있다.
▲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기본·추가 설치비에 대한 내용을 판매 페이지에 명시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에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들도 앵글 등 기존에 사용하던 멀쩡한 부품을 활용하지 않고 무조건 새제품으로 교체하면서 비용을 부풀린다고 주장했다.

배관 길이를 속이거나 이미 충전된 에어컨 가스를 채워넣어야 한다는 식으로 추가 금액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 않아도 될 전기 공사 비용을 요구하거나 배관청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설치비를 납득하지 못하고 상세 견적을 요구해도 얼버무리거나 답변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의혹을 더 사는 상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 제기도 쉽지 않다. 관련 지식이 부족할 뿐더러 설치비 문제로 구입을 철회할 경우 단순변심으로 반품비를 부과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오픈마켓의 에어컨 판매업자가 추가 설치비 단가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 오픈마켓의 에어컨 판매업자가 추가 설치비 단가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도 설치비의 경우 전문업자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 직접적인 제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판매 페이지에 나와있는 단가 기준표와 다르게 가격을 산정했을 경우엔 비용을 환불해 줄 것을 업체에 권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고객센터로 민원이 들어오면 양측 입장을 듣고 중재를 진행한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 판매자들에게 설치비에 대한 상세 기준표를 명시해 놓으라고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에어컨 설치비는 상품 페이지에 자세히 안내하고 있으며 주변 환경 등에 따라 업자가 개별 판단하는 사안이다. 만일 추가 발생 금액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엔 중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판매자와 설치업체가 구분이 돼 있는 경우가 많다. 판매자는 총판이고 설치는 각 지역의 사설업체에 맡기는 식이다. 따라서 오픈마켓 입장에선 설치 과정에 대한 직접적인 관여가 어려워 판매자에게 철저한 관리를 부탁하는 식으로 조치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관련 문제로 소비자들에게 다수의 민원을 받을 경우엔 확인 후 판매 중지에 들어갈 수는 있다”라고 말했다.

현행 소비자분쟁기준엔 에어컨 설치비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판매업자가 설치비에 대해 사전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소비자가 안내 사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 해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구매 전에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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