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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마켓컬리 등 보냉백 회수 안 돼 소비자 골머리...발에 치이고 이웃간 분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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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마켓컬리 등 보냉백 회수 안 돼 소비자 골머리...발에 치이고 이웃간 분쟁도
현관 앞 수일째 방치돼 불편, 갈등 유발
  • 황혜빈 기자 hye5210@csnews.co.kr
  • 승인 2022.01.25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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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배송업체들이 포장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 보냉백과 포장재 회수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회수가 원활히 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쿠팡(프레시백), 마켓컬리(퍼플박스), SSG닷컴(알비백), 오아시스마켓(보냉백) 등은 신선식품 배송 시 보냉백을 활용하고 있다.

박스나 비닐과는 달리 지속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포장 폐기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아파트 현관 앞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걸리적거리고 경우에 따라 이웃과의 갈등도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 시흥시에 사는 이 모(여)씨도 이와 같은 불만을 토로했다.

이 씨는 매일 저녁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채소, 식료품 등을 신선하게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에 새벽배송 서비스를 자주 이용해왔다.

문제는 이전에 배송됐던 보냉백이 회수돼야 하는데 며칠이 지나도 그대로라는 점이었다. 하루 이틀 뒤면 보냉백 회수가 이뤄져야 하는데 고객센터에 수차례 전화해서 항의해도 “수거해가겠다”는 안내뿐 조치되지 않았다고.

이 씨는 “새로운 식품을 배송할 때 문 앞에 내놓은 보냉백은 수거가 돼야 하는데 그조차도 되지 않았다”며 “문 앞에 보냉백들이 성벽을 이뤄 이웃들에게도 눈치 보이고 통행에도 불편할 따름”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씨는 문 앞에 쌓여있는 쿠팡 프레시백이 수일째 수거되지 않는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 씨는 문 앞에 쌓여있는 쿠팡 프레시백이 수일째 수거되지 않는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보냉백 관리 방식은 업체별로 달랐다. 쿠팡은 신선식품을 주문할 때마다 새로운 프레시백에 담아 상품을 배송해주고 있다.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만 뺀 후 프레시백을 문 앞에 내놓으면 하루나 이틀 후에 배송기사가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SSG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은 첫 주문시 보냉백을 무상제공하고 고객이 직접 보냉백을 보관하다가 주문 시마다 내놓으면 된다.

보냉백을 내놓지 않으면 배송기사가 회수용 보냉백에 배송해주고 있다. 이때 보증금이 별도로 발생하고 다음 주문 때 문 앞에 두면 배송기사가 회수해간다.

특히 마켓컬리는 고객들의 분리수거에 대한 불편함을 덜기 위해 종이박스 회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종이박스를 문 앞에 내놓으면 배송기사가 수거해 가는데, 개인정보가 담긴 송장이 부착돼 있으면 회수가 어렵다. 개인정보를 업체 측에서 임의로 처리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운영 방식에 상관없이 보냉백이나 포장재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냉백 회수가 안 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냉백 회수가 안 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문이나 계단 등에 물건을 쌓아두면 재난상황 발생 시 대피가 어려워 소방법 위반으로 신고당할 수도 있다.

보냉백 회수가 원활치 않은 이유로 배송기사들에게 지급하는 보냉백 회수 단가가 꼽힌다. 회수하는 수고에 비해 회수 단가가 낮아 배송기사들이 회수를 꺼린다는 것이다. 

배송기사 커뮤니티와 '쿠팡플렉스'(일반인 배송 앱) 등에 따르면 쿠팡 프레시백 회수 단가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건당 최저 100원에서 최대 400원 수준이다. 새벽배송 기사들은 업체들의 회수 단가가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수거가 번거롭다고 호소하고 있다.
 

▲ 택배기사 커뮤니티에도 보냉백 회수 단가가 너무 낮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 택배기사 커뮤니티에도 보냉백 회수 단가가 너무 낮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보냉백 회수 문제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해당 업체들은 통계상 회수 작업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새벽배송에 사용하는 알비백은 최초 주문 시 고객에게 무상 지급하고 있고, 다음 주문 시 기존에 받은 알비백을 내놓는 재사용률은 99%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고객이 직접 소유·사용하는 알비백의 특성상 재사용률이 매우 높으며 일부 고객이 회수용 알비백을 내놓는 경우 배송기사가 수거하고 있다”며 “실제 이용고객 100명 중 90명이 알비백을 비치하고 있고, 내놓지 않은 고객 10명 중 9명이 기존 알비백 대신 제공받은 회수용 알비백을 되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퍼플박스나 포장재 회수 단가나 회수율을 밝힐 순 없지만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포장재 같은 경우 회수 후 재활용 전문업체에 넘기는 식으로 재활용하고 있고, 재활용한 비용으로 식물을 기부하거나 숲을 만들고 있다. 이런 친환경 사업들을 고객들에게 홍보하며 자발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고객이 직접 보냉백을 관리하고 배송 받을 때만 내놓는 방식이기 때문에 배송기사들이 따로 수거하진 않는다”면서도 “보냉백이 많이 훼손됐을 경우 다음 주문 시 회수 요청하면 수거해간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보냉백을 회수하고 있다”며 “매장 개수를 늘리고 있는 만큼 보냉백 회수도 원활히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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