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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썩어 배송된 신선식품 처리에 소비자 분통...회수 안돼 이웃과 갈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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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썩어 배송된 신선식품 처리에 소비자 분통...회수 안돼 이웃과 갈등도
비대면 거래 선호, 폭염 길어지며 피해 사례 급증
  • 김민국 기자 kimmk1995@csnews.co.kr
  • 승인 2021.08.13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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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음직스러운 광고보고 산 과일선물세트 다 썩어빠져=성남시 구미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7월20일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G마켓에서 6만 원 상당의 과일선물세트를 구매했다. 사과와 배, 키위 등 과일이 먹음직스럽게 담긴 광고사진과 달리 배달된 것은 상하고 썩은게 대부분이었다. 당일 바로 고객센터 통해 반품 신청했으나 도통 회수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이 씨는 "몇 일까지 처리해주기로 약속해놓고 수거도, 환불도 해주지 않는다"며 "무더위에 더 썩어버린 제품을 내가 폐기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과일이 썩은 상태로 배송돼 회수 요청했으나 지체되면서 심각하게 부패했다.

◆ 햇복숭아라더니 새까맣게 썩고 곰팡이 피어=경남 진주시에 사는 박 모(남)씨는 공영쇼핑에서 햇복숭아로 알고 산 제품이 썩어 못 먹을 지경이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새까맣게 썩은 복숭아도 있어 언제 수확해 포장한건지 모르겠다고. 고객센터를 통해 반품하려고 해도 도통 연결되지 않아 속을 끓이고 있다. 박 씨는 "1대 1로도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런 제품을 먹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발을 동동 굴렀다.

◆ 첫 수확 샤인머스켓이라더니...알알이 다 떨어져=대구 달서구에 사는 정 모(여)씨는 7월 26일 티몬에서 샤인머스켓 6송이를 3만3800원을 주고 구매했다. 첫 수확 제품이라 광고해 신선할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배송 받자마자 열어보니 송이가 다 떨어지고 줄기는 말라 있었다. 티몬에 항의하니 판매자와 연결시켜줬으나 판매자는 "6송이 중 썩은 일부에 대해서만 환불해주겠다"며 2000원을 보냈다고. 정 씨는 “신선상품이라고 해 믿고 구매했는데 입에도 댈 수 없는 상태인 것도 황당한데 2000원 환불은 장난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 5kg 냉동딸기 배송에 작은 드라이아이스 2봉이 웬 말?=경기 김포시에 사는 조 모(여)씨는 지난 7월 22일 쿠팡에서 냉동딸기 5kg을 3만 원에 주문했다. 다음날 오전 7시 전 도착할거라는 안내를 받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미 제품이 배송된 상태였다. 전날 밤 11시에 배송된 것. 냉동딸기는 이미 다 녹아 흐물해졌고 보냉용으로 2봉 들어있던 드라이아이스도 이미 공기 중에 사라진 상태였다. 업체에 항의해 환불은 받았으나 제품은 직접 폐기해야 했다. 조 씨는 "녹은 딸기에서 나온 과즙이 현관 앞을 흠뻑 적셨다"며 “냉동딸기가 5kg나 되는데 작은 드라이아이스 2봉만 동봉됐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분노했다.

◆ 2만 원에 산 블루베리, 상품 불량인데 환불은 7000원뿐=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손 모(여)씨는 홈앤쇼핑에서 약 2만 원을 주고 블루베리를 구매했다. 배송받고 씻어 먹으려고 보니 대부분 터지고 무른 상태였다. 도저히 상품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반품을 요구하자 절반도 되지 않는 7000원만 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손 씨는 "먹을 수 없는 지경인데 왜 전액 환불 받을 수 없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 거의 다 상한 복숭아 반품도 쉽지 않네~=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송 모(여)씨는 지난 7월 31일 옥션에서 산 복숭아가 거의 다 상한 상태로 배송되는 일을 겪었다. 포장지에 적힌 생산업체에 전화했으나 일절 사과 없이 "그럴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송 씨는 즉시 반품 요청했다. 환불은 받았으나 8월2일이 되도록 회수가 안돼 옥션에 재차 요청했으나 처리되지 않았다. 송 씨는 "과일 상한 냄새로 민원이 발생해 관리실 전화까지 받았다"며 빠른 처리를 요구했다.

여름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했다가 부패, 변질되는 문제로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온라인으로 산 과일과 채소, 육류, 생선 등이 변질됐다는 불만이 무더위가 지속되는 지난 6월부터 12일 현재까지 집중되고 있다. 

이는 대형마트 온라인몰부터 오픈마켓, 홈쇼핑 등 업체를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특히 코로나19로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가 늘면서 피해도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선하다고 광고해 구매했는데 썩은 채로 배송되거나 온라인몰에서 충분한 보냉재 없이 배송해 제품에서 악취가 나는 등 불편을 겪었다는 불만이 있었다. 업체와 반품을 다투는 동안 부패가 심화돼 이웃에게 민원이 발생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신선식품의 경우 배송 중 변질과 부패 우려가 크다 보니 반품을 다툴 여지가 많다. 전자상거래법 17조에서는 '시간이 지나 다시 판매하기 곤란할 정도로 재화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청약철회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여름철에는 무덥고 습한 날씨로 신선식품 변질 문제 다툼이 늘어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업체마다 보냉 시설 유무 등 여건이 모두 다르고 식품도 저마다 보관 방법이 달라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중개업자 입장에서 상품 관리와 배송에 직접 관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따라서 관련 민원이 발생하면 즉시 구매 취소를 진행하고 환불 받을 수 있도록 중재하고 있다. 판매자들에게도 여름철인만큼 상품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공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홈쇼핑 업체들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부패 문제를 막기 위해 최대한 배송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과일 같은 식품은 상온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빠른 배송이 필수적이다. 사례같은 경우엔 이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고객 만족을 위해 포장이나 보냉제 보충에 더욱 신경을 쓰는 동시에 빠른 배송을 위해 택배사와의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고객이 신선식품 관련 민원을 제기하면 최대한 환불처리를 빨리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쿠팡은 보냉제의 수량 부분에도 고객 만족도가 천차만별이기에 정확한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냉제의 수량이 너무 과할 경우 폐기물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민원이, 너무 적을 경우엔 제품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민원이 들어오는 식이다.

쿠팡은 여름철 신선식품의 원활한 배송을 위해 콜드체인 배송 운영에 힘쓰고 있다. 신선식품 물류창고를 냉장, 냉동, 상온으로 따로 나누어 보관하고 입고된 후에도 변질이나 파손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이어 제품에 따른 맞춤형 포장 방식을 설계해 상품의 파손이나 변질을 최소화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담당 CS팀이 변질 등 품질 관련 민원이 발생했을 때 귀책 사유를 파악 한 뒤 환불을 해주고 있다. 손 씨의 민원에 대한 내용은 파악해봐야 하지만 보냉제를 충분히 동봉하는 등 여름철 변질 문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은 “플랫폼 사업자인 만큼 배송과 품질 관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어렵다. 다만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관련 민원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온 입점사에겐 판매 중지 등의 패널티를 주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조치를 할 순 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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