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도체 수급난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현대차는 제네시스 등 고수익 모델과 전기차 출시 등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올해도 반도체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유럽, 중국 시장 안착으로 판매량이 더욱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5일 지난해 매출 117조6106억 원, 영업이익 6조678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178.9%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가 매출 110조 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최초다. 앞서 최고 실적은 2019년 기록한 105조7464억 원이었다. 2년 만에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영업이익은 2014년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악재 속에서도 현대차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데 정의선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게 현대차 안팎의 평가다. 정의선 회장이 런칭 초기부터 기획하고 인재 배치, 조직 개편, 해외 출시까지 세심하게 관리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20만1025대가 판매됐다. 2015년 출범 후 5년 만인 2020년 10만 대 벽을 넘어선 뒤 불과 1년 만에 50% 이상 판매량이 뛴 것이다. 고급차 브랜드로서 쉽게 보기 힘든 성장세에 반도체 부족 현상까지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했고 6월에는 독일에서 유럽 재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판매 루트를 확충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년간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경영 정신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다. 제네시스의 브랜드 밸류를 고급차에만 한정하지 않고 고성능과 전동화라는 차별점을 입히면서 해외 글로벌 브랜드와의 품질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었다.
실제 현대차 브랜드 자체도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품질을 인정 받았다. 지난해 1년 동안 미국과 유럽의 주요 자동차 단체 6곳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했는데 이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최다 횟수다.
현대차는 올해도 판매량, 매출 등에서 최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제네시스 판매량 목표를 22만 대로 세웠다. 그간 부진한 중국, 유럽에서 판매량 확대가 중요하다. G80 전동화모델, GV60에 유럽 현지전략형 모델인 왜건형 G70 슈팅 브레이크까지 출격을 앞두고 있다.
투자도 이어간다. 지난 19일 미국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아이온큐’와 손잡고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 수소차 개발에도 역량을 쏟아붓는다. 수소연료전지 공장에 11억 달러 투자 계획도 발표했는데 2024년에는 본격 수소 생산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와 수소는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분야의 동력원으로 삼고 그룹 전반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과 전략을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