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3시께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세종시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조정신청이 있는 날부터 10일 동안 조정기간을 가지며 해당 기간 내에 2~3회의 사전조정을 실시한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15회에 걸쳐 2021년도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조는 연봉을 일괄적으로 1000만 원 인상하고 매년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주장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기존에 정한 7.5%의 임금인상률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합의점이 나오지 않아 노조는 지난달 회사가 제시한 임금협상 최종안을 두고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고 반대의견 90.7%로 부결됐다.
사측과 교섭권이 있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의 공동교섭단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4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현재 노조 조합원은 4500명으로 삼성전자 국내 직원 11만4000여명의 4% 수준이다.
노조가 향후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합법적으로 획득해 파업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는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사업장은 설 연휴에도 대체인력 투입을 통해 24시간 가동됐는데, 파업으로 멈출 경우 재가동까지 수주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멈추면 제품 수율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해야 해 재가동이 쉽지 않다.
실제 지난해 초 미국 텍사스주 한파로 생산라인이 멈춘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재가동까지 6주가 걸렸다. 당시 삼성전자가 집계한 생산차질 피해액은 4000억 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말 일부 라인이 멈췄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도 정상 가동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노조 측은 대체 인력 투입을 통해 생산라인 중단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노조에 대한 설득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자는 추가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바꿨다. 반도체 사업부문 임직원들에게 기본급의 최대 300% 특별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0년 이재용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한 이후 노조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MZ세대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문제가 제기되면서 노조 가입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