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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친화 경영' 애쓰는 신한금융, 자사주 매입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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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친화 경영' 애쓰는 신한금융, 자사주 매입여부 관심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02.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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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가 주주친화경영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통주식 물량이 많은 탓에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라이벌인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의 경우 유통주식 물량이 적은 덕분에 주가부양이 상대적으로 유리한데다, 주당 배당금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어 신한금융이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지 주목된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권에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본여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가부양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 주주친화정책에도 '유통주식' 많아 주당 배당금 낮아

신한금융은 지난 9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1년 회계연도 보통주 배당성향을 전년 대비 2.5%포인트 오른 25.2%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당성향은 경쟁사인 KB금융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배당성향도 금융당국의 스트레스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하면서 당국 가이드라인(배당성향 20%)를 상회하는 22.7%를 기록하며 순이익 대비 가장 많은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주들이 체감하는 '1주 당 배당금'은 경쟁사에 미치지 못한다. 

2021년 회계연도 기준 신한금융의 1주 당 배당금은 1900원으로 전년 대비 30.7% 올랐지만 경쟁사인 KB금융은 같은 기간 66.1% 증가한 2940원을 배당했다. 두 회사 간 1주 당 배당금 격차는 270원에서 980원으로 벌어졌다. 

금융권에서는 두 회사의 잠정 배당수익률이 5.2%로 같다는 점에서 유통주식수와 주가의 차이로 인해 1주 당 배당금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한금융의 유통 주식수(보통주 기준)는 약 5억1660만 주로 KB금융(4억1581만 주)보다 약 1억 주가 더 많다. 금융권 우량주인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와 비교하면 2억 주 가량 더 많다. 

신한금융은 최근 수 년간 약 4억6000만 주 수준의 유통 주식수를 유지했지만 지난 2020년 9월 약 1조1000억 원 규모(약 3913만 주)의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유통 주식수가 더 늘었다. 

유상증자 배정 대상은 홍콩 소재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 2곳으로 신한금융은 당시 유상증자로 인해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은 물로, 주요 주주 확대를 통해 사외이사진이 다양해지는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유통주식이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게 됐다.
 


실제로 유상증자 이후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주가는 더 벌어졌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신한금융 주가는 4만1250원으로 1년 전 대비 27.9% 상승했지만 KB금융 주가는 같은 기간 45.8% 상승한 6만3700원에 달했다. 

◆ 자사주 소각 나선 KB금융, 신한금융 움직임 가능성은?

KB금융은 최근 기말배당과 함께 자사주 소각에도 나섰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직접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한 뒤 소각하는 것으로 유통 주식수가 줄어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KB금융은 지난 8일 현재 유통 주식의 0.83% 수준인 약 345만 주(약 1500억 원 상당)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미 취득한 주식을 소각한 점에서 자본비율에는 큰 변동은 없었다. 

자사주 소각 공시가 나온 다음 날 KB금융 주가는 하루에만 5.1% 상승하면서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음 날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신한금융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시기와 시점 등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1일에 조용병 회장이 회사 주식 1200주를 장내 매입하면서 주가부양 의지를 나타낸 정도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지난해 금융지주사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고 강력한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시기적으로 금융당국에서 충당금 적립을 지속 요구하고 있고 현재 신한금융이 보통주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추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 자사주 매입은 녹록치 않다.  

이태경 신한금융지주 CFO는 지난 9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자사주 매입은 실행할 때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언급에 그치기도 했다. 지난해 1~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자사주 매입을 천명한 것과는 한 발 물러선 분위기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보유한 자사주는 자본에서 차감되어있기 때문에 소각하더라도 자본비율에 영향이 없지만 새롭게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것은 자본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어 당국에서 난색을 표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보통주자본비율이 13%에 달하는 등 견고한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어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고 코로나 금융지원이 종료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나 갑작스런 유상증자 과정에서 훼손된 투자심리를 완전히 되돌리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면서 "업계 최초로 분기배당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2022년에는 분기 균등 배당 지급과 함께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선진화 된 주주환원정책 시행 여부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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