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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시켰더니 '동전·돌멩이·닭털·낚시줄'이 서비스로? 황당 이물질 함께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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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시켰더니 '동전·돌멩이·닭털·낚시줄'이 서비스로? 황당 이물질 함께 배달
[포토뉴스] 조리뿐 아니라 배달 중 유입 가능성도 커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07.2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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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 박스에 돌가루 한가득, 치킨에도 군데군데 묻어 = 전라남도 함평군에 사는 전 모(여)씨는 올 4월 초 배달앱에서 A브랜드 치킨을 주문해 먹던 중 딱딱한 이물감을 느꼈다. 기분 탓이라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커다란 알갱이가 씹혔다. 뱉어보니 작은 크기의 돌맹이였다. 자세히 보니 모래와 같은 이물이 치킨에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 치킨 박스와 종이 봉투에서 다량의 돌맹이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전 씨는 "매장에서는 죄송하다는 인사도 없이 다시 튀겨서 가져다 준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분개했다.
 

◆ 치킨에 스테이플러 심 나와 한밤중 응급실행 =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조 모(여)씨는 올해 5월 초 배달앱에서 B브랜드 치킨을 주문해 가족과 함께 저녁에 먹던 중 이상한 이물이 치킨옷에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스테이플러(Stapler)에 사용되는 작은 심(Staple)이었다. 어린 자녀가 모르고 먹었을까 싶어 응급실에 내원해 검사까지 받았다고. 조 씨는 "매장에서는 조리 시 스테이플러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며 치킨박스에 붙어 있는 심이 치킨에 떨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런 경우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느냐"며 도움을 요청했다.
 

◆ 치킨에서 나온 기다란 실의 정체는 낚시줄? = 대전광역시 대덕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올해 2월 말 배달앱에서 C브랜드 치킨을 주문해 자녀와 함께 먹던 중 기다란 실 이물을 발견했다. 길이는 20cm가량으로 약간의 탄성이 있어 낚시줄인 줄 알았다고. 매장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자 소스를 바르는 붓에서 털이 빠져 치킨에 혼입된 것 같다는 해명이 돌아왔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박 씨는 "다시 튀겨주겠다며 사과했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이없어 했다.

◆ 숯불치킨 시켰는데 검게 탄 탄화물 수두룩 = 부산광역시 남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올해 1월 중순께 배달앱에서 D브랜드 숯불치킨을 주문해 먹던 중 검게 탄 이물을 발견했다. 프라이팬에 눌러붙어 검게 탄 양념을 긁게 되면 나왔을법한 이물이었다고. 그냥 무시하고 먹으려 했으나 검게 탄 이물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계속해서 나와 결국 먹는 걸 중단했다고. 김 씨는 "매장에서는 사과도 하지 않고 다시 해주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너무 화가 나 교환을 거부했는데 환불을 해주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 치킨 양념에 떡 하니 붙은 털의 정체는? = 인천광역시 서구에 사는 한 모(여)씨는 지난 달 4일 배달앱에서 E브랜드 양념치킨을 주문해 먹던 중 정체 불명의 털이 양념에 엉겨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겁했다. 굵고 짧아 머리카락은 아닌 것 같았다고. 역겨운 마음에 식사를 중단했다. 한 씨는 "치킨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조리하는 것 같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매장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순살치킨에 닭뼈가 웬말? 치아 부서질 뻔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올해 4월 말 배달앱에서 F브랜드 순살치킨을 주문해 먹던 중 날카로운 이물감을 느꼈다. 뱉어 보니 2~3cm가량의 뾰족한 닭뼈였다. 그냥 무시하고 먹었는데 치아에서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뼈가 또 나와 결국 먹는 걸 중단했다. 매장 측은 납품업체 제조공정에서 뼈가 미처 제거되지 않고 납품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매장은 순살에서 뼈가 간혹 나올 수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주의사항을 써놓지 않았다. 앞으로 무서워서 순살을 먹겠느냐"고 반문했다.

◆ 튀김옷과 함께 튀겨진 닭털 나와 기겁 = 강원도 춘천시에 사는 주 모(남)씨는 올해 5월 1일 G브랜드 치킨 매장에서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포장 주문했다. 집에 돌아와서 부모님과 함께 먹던 중 튀김옷과 함께 튀겨진 닭 깃털을 발견하고 기겁했다. 매장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으나 별 것 아닌 걸로 유난떤다는 느낌으로 응대했다고. 주 씨는 "닭털이 나올 정도면 매장 위생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며 시정을 요구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에서 유입 경로를 알 수 없는 이물이 잇따라 발견돼 소비자 먹거리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치킨에서 이물이 나왔다는 소비자 민원이 매달 수십 건씩 쏟아진다. 교촌치킨과 bhc, BBQ 등 대형 브랜드 치킨뿐 아니라 처갓집양념치킨, 페리카나, 네네치킨, 굽네치킨, 멕시카나, 호식이두마리치킨, 또래오래, 지코바양념치킨, 푸라닭, 60계, 노랑통닭, 자담치킨 등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각종 이물 문제가 다발하고 있다.

위생 문제가 우려되지만 인체에 위해를 가하지는 않는 머리카락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닭 깃털, 벌레 사체가 단골 소재다. 섭취 과정에서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날카로운 플라스틱 조각과 순살치킨 속 뾰족한 닭뼈도 종종 발견된다. 간혹 돌멩이나 기다란 실, 철심, 동전 같은 뜻밖의 이물이 나오기도 한다.

치킨업체들은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내고 양념을 바르는 등 치킨 조리 전 과정을 사람이 직접 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이물이 혼입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조리뿐 아니라 배달 과정에서 이물이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는 입장이다. 

닭 깃털이나 순살 치킨에서 나오는 뼛조각의 경우 닭을 공급하는 계육업체의 제조공정상 문제로 추청된다고 했다. 닭털을 뽑아 뜨거운 물에 세척하고 뼈를 발골하는 제거 공정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납품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닭털을 뽑고 뼈를 바르는 과정은 자동화 기계 설비를 통하고 있는데 100% 제거가 어려운 것으로 안다. 이 때문에 일부 브랜드들은 '순살이어도 공정상의 이유로 뼈 나올 수 있다'고 박스에 경고 문구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물 문제의 경우 가맹점 실수로 유입됐는지 치킨을 먹던 중 외부에서 유입됐는지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소비자가 이물을 발견해 연락을 줄 경우 사실 유무를 떠나 도의적으로 사과하고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하는 '보고 대상 이물'은 크게 섭취 과정에서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나 손상을 줄 수 있는 이물과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이물로 구분된다. △3mm 이상의 유리, 플라스틱, 사기, 금속성 재질 물질 △동물 사체 또는 배설물, 곤충류, 기생충 및 그 알 △고무류, 나무류, 토사류 등이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유입된 유해한 물질이 아닌 원재료에서 발생해 완전히 제거가 어렵고, 머리카락 등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이물은 보고 범위에서 제외돼 있다. 이물 대상이 아니면 제조사는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할 필요가 없다. 다만 민원신고나 이물을 관리하는 식약처 식품안전관리과에 문의 시 해당 부처에서 유권해석을 해줄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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