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제품의 재판매가 성행하고 있는 크림 등 리셀 플랫폼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있다.
리셀러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적발돼도 계정 중지나 폐쇄에 불과해 대응 방안도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나이키 공식몰에서 산 제품을 비싼 가격에 되파는 전문업자에 분노한 소비자들을 잠재우기 위한 보여주기식 대처에 불과하다는 것.
나이키코리아는 최근 이용약관에 ‘재판매를 위한 구매 불가’ 조항을 추가해 내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이키 공식몰 이용약관에 따르면 나이키는 10월부터 '구매나 주문이 재판매를 위한 것이라는 증거가 있을 경우 단독 재량으로 구매 또는 주문 취소를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한다. 구체적 조치로는 소비자나 멤버의 계정을 제한하고 주문을 취소, 환불 또는 반품을 거절한다. 심할 경우 나이키 플랫폼에 대한 액세스 거부, 계정을 일시 중지 또는 폐쇄하겠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최근 리셀 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지는 추세다. 실제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 시장 거래 규모는 24조 원으로 지난 2008년 대비 6배 신장했다. 특히 나이키 한정판 제품은 기존 가격 최대 10배 이상에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지난 7월 리셀 플랫폼 크림에서는 ‘루이비통X나이키 에어포스1 레드’ 제품이 1140만 원에 판매됐다. 출시 가격 351만 원과 비교해 3배가량 뛴 가격이다.
나이키 측은 ‘재판매를 위한 구매’에 대해 누군가 다른 사람(소비자, 비즈니스 또는 일체의 제3자)에게 제품을 재판매하거나 재판매하려는 의도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정의했지만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시행 전 재판매할 의도를 구분하는 뚜렷한 기준을 제시하라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적발될 경우 계정을 일시중지하거나 폐쇄하겠다는 조치의 허점도 명확하다. 계정이 일시중지 된다면 지인의 계정을 이용해 구매하거나 새로운 아이디로 가입해 재판매할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명품 리셀 플랫폼 크림, 솔드아웃 측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나이키의 조항대로라면 내달부터 두 플랫폼에서 나이키 제품 판매가 불가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 때문이다. 네이버 크림은 향후 별다른 방안을 세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신사 솔드아웃은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크림 관계자는 “나이키가 재판매를 위한 것인지 구매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관련 조항 자체도 기존 내용을 업데이트한 수준이라 실효성이나 큰 변화가 있어 보이지 않아 별다른 방안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