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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빵에서 지문 선명한 살점이 왜 나와?...손톱·체모·눈썹 등 황당 이물도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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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빵에서 지문 선명한 살점이 왜 나와?...손톱·체모·눈썹 등 황당 이물도 수두룩
소비자들 "신체 부위 이물 공장노동자에서 나온것" 의심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10.26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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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에서 지문 선명한 손가락 살점 나와=경상남도 창원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달 9일 편의점에서 구매한 A제조사 버터빵을 먹던 중 사람 살점이 나왔다며 기겁했다. 빵을 먹던 중 물컹물컹한 식감이 이상해 뱉어 보니 지문이 선명히 찍힌 손가락 살점을 씹은 것이었다고. 김 씨는 "처음에는 고무나 실리콘인줄 알았지만 물에 씻어보니 지문 결이 보이는 손가락 살점의 일부분이었다"면서 어느 공장에서 제조됐으며 어떤 경로로 살점이 들어갔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 크림빵 이물감의 정체는 잘린 손톱=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달 말 편의점에서 B제조사 크림빵을 구매했다. 포장지를 뜯어 내고 먹던 중 딱딱한 이물이 느껴져 뱉었는데 자세히 보니 초승달 모양의 잘린 손톱이었다고. 이 씨는 "빵을 먹던 중 이상한 것이 입 속에서 씹혀서 꺼냈는데 플라스틱도 아닌 사람 손톱이었다. 손톱이 나온 것은 처음인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도움을 요청했다. 

# 감자튀김 속 꼬불꼬불한 털의 정체는=전라남도 무안군에 사는 이 모(남)씨는 올해 2월 6일 C햄버거 브랜드에서 버거 세트를 포장 주문했다. 집에서 먹던 중 세트에 포함된 감자튀김 사이로 삐죽 튀어나온 꼬불꼬불한 털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사람의 체모였다고. 매장에 방문해서 항의한 끝에 환불을 받았다. 이 씨는 "겨드랑이 털 또는 음모처럼 보였다. 아르바이트 직원이 본인 체모를 넣는 음식 테러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분개했다.

# 아이스크림에서 일회용 밴드 나와=인천광역시 서구에 사는 차 모(여)씨는 올해 6월 즉석에서 떠주는 D브랜드 아이스크림을 구매해 혀로 핥아먹던 중 이물감을 느꼈다. 살펴보니 상처에 붙이는 일회용 밴드였다. 매장에 이물을 항의하자 직원은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며 사과하고 아이스크림을 다시 떠줬다. 차 씨는 "반창고에 묻은 병균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속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 짧고 두꺼운 털의 정체는 속눈썹? 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최 모(여)씨는 지난해 10월 편의점에서 E제조사 즉석 샌드위치를 구매해 차 안에서 간식으로 먹던 중 재료들 사이에 박힌 검은 털을 발견하고 기겁했다. 자세히 보니 사람 속눈썹이었다. 역겨운 마음에 섭취를 중단했다. 최 씨는 "모르고 그냥 먹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찝찝하다. 제조업체 위생 상태가 의심스럽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 갈치에 어금니처럼 보이는 이물 정체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올해 4월 마트에서 F제조사 간편식(HMR) 갈치구이를 구매했다. 전자레인지에 1분간 데운 후 밥 반찬으로 먹던 중 딱딱한 이물감을 느꼈다. 뱉어보니 어금니처럼 생긴 흰색 덩어리였다. 제조사 고객센터에 전화로 물어보니 갈치 뼈라는 회신이 돌아왔다. 박 씨는 "아무리 봐도 사람 어금니 같다. 생선 뼈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빵 공장에서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사고로 식품 위생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물은 비닐과 플라스틱, 쇳조각, 벌레 등 단골 소재에서 그치지 않고 머리카락과 살점, 손톱 등 신체 부위로 최근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CJ제일제당과 동원F&B, 대상, SPC삼립, 오뚜기, 농심, 풀무원 등이 제조하는 가공식품부터 교촌치킨, BBQ, bhc, 맘스터치, 롯데리아, 버거킹, 맥도날드, KFC 등이 제조하는 즉석식품까지 업체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인체에서 유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물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신체 부위 이물이 공장 노동자로부터 비롯됐을 것으로 의심하면서 식품업체들의 안이한 위생관리 의식을 지적, 제조공정상 철저한 위생과 안전 점검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업체들은 제조공정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이물 유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공식품의 경우 제조공정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했고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인 HACCP(해썹)도 획득하는 등 위생 관리 강화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즉석식품은 사람이 직접 만들다 보니 부득이하게 이물이 혼입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했다.

특히 머리카락이나 속눈썹 등은 최종 소비단계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포장지를 개봉한 이후 본인의 것이 들어갔는데 제조과정에서 노동자의 것이 혼입됐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멀쩡한 음식물에 고의적으로 이물질을 넣고 보상금을 요구하는 악성 소비자, 이른바 블랙컨슈머도 간혹 등장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조공정상 이물 유입은 극히 낮은 확률로 발생하고 있다. 손가락 살점으로 의심되는 빵 이물의 경우 밀가루가 제대로 발효되지 않고 딱딱해지거나 물렁해지면서 살점처럼 나타난 착시 효과일 수 있다. 이 경우 업체에 이물 확인을 요청하면 수거 후 조사를 진행해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갈치에서 나온 어금니 모양의 이물은 물고기 평형감각기관인 '이석(극조가시)'으로 추정된다. 이석은 통상 수입산 갈치에서 발견되는 갈치 뼈다. 수심 깊은 바다에서 생활하면서 지느러미 근처 일부 살이 석회질화돼 덩어리 뼈처럼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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