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채 모(여)씨는 코웨이 정수기를 렌탈 후 의무사용기간이 지나 소유권을 이전 받았다. 필터를 교체하려 보니 연 2회, 총 27만 원 상당의 필터를 구매해야 했다. 멤버십 이용을 하려면 월 1만59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했다. 채 씨는 의무사용기간 5년 뒤 필터 교환이 필수란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따졌지만 업체는 되려 '필수안내사항이므로 설명하지 않았다‘란 입장이었다. 채 씨는 “소유권을 이전 받은 뒤 필터 교체로 비용이 더 들 줄 몰랐다. 사전에 소비자에게 소유권을 이전 받으면 필터 교체 비용 등이 어떻게 되는지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렌탈 기간 만료 후 소유권을 이전 받아도 필터 가격이 렌탈료를 웃돌아 재계약을 유도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교체 필터를 온라인으로 살 수 없어 매니저 등 담당자를 통해서만 구매해야 하거나 자가 관리가 어려워 별도로 멤버십 가입 시 월 이용료가 렌탈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렌탈업체들은 제품에 따라 필터 가격이나 교체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재렌탈을 유도한 정책이라는 의혹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일 소비자고발센터(http://www.goso.co.kr/)에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제품을 의무사용기간 동안 렌탈한 뒤 소유권을 이전 받더라도 교체 필터를 쉽게 구매할 수 없거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랐다. 소비자들은 의무사용기간 만료 후 소유권을 이전 받으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거로 기대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은 셈이다.
SK매직, 코웨이, 쿠쿠홈시스 등 렌탈 3사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렌탈 제품의 필터 가격은 용량이나 크기, 용도 등 제품별로 상이하다. 1만 원 이하로 구입 가능한 필터가 있는 반면 8~9만 원 선의 필터도 있다. 필터 교체 권장 주기도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2개월까지 다르다.
다만 일부 제품의 경우 교체 필터 가격이 연간 렌탈료와 비슷할 정도로 가격이 비싼 편이라 당초 제품 렌탈보다 구매가 더 실효성이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코웨이의 '아이콘 정수기2'의 경우 6년 약정에 자가관리로 렌탈할 경우 월 2만7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1년이면 33만4800원이 든다. 해당 정수기에 들어가는 6개월형 자가교체 키트의 경우 10만4000원이다. 기존 연간 렌탈료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나 1년간 두 차례 교체해야 하므로 연간 21만 원 가까이 드는 편이다.
SK매직의 '에코미니 정수기 그린41'도 6년 약정에 월 1만2900원, 연간 총 15만4800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 제품에 들어가는 4개월형 교체 필터는 4만 원으로 연간 세 차례 교환한다고 보면 총 12만 원이 든다. 연간 렌탈료와 차이가 크지 않은 금액이다.
온라인 매장에서 필터를 구매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가정용으로 다수 사용하는 공기청정기 제품을 비교해 본 결과 일부 업체는 렌탈로 제공하는 제품의 필터를 온라인 매장에선 판매하지 않았다.
소유권 이전 후 필터 교체 등 정기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멤버십 이용료가 기존 렌탈료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 업체에 따르면 멤버십 월 이용료도 제품별로 천차만별이다. 코웨이의 경우 멤버십 서비스 비용은 냉온 정수기의 경우 평균적으로 한 달에 2만5200원, 공기청정기는 소형평수 기준으로 1만74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쿠쿠의 경우에도 제품 별로 상이하나 월 1만 원 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필터 가격 자체가 비싸다보니 렌탈보다 구매가 낫다거나 재렌탈하는 고객들도 다수 있다”며 “다만 렌탈할 경우 즉시 납부에 대한 부담 없이 필터 교체 및 정기 관리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고객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