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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금융사 민원 건수, 협회 집계 5106건, 금감원 61건....집계 기관마다 들쑥날쑥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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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금융사 민원 건수, 협회 집계 5106건, 금감원 61건....집계 기관마다 들쑥날쑥 혼란
당국과 협회마다 산정 기준 제각각...최대 수십배 차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4.21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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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관련 소비자 민원건수가 금융감독원과 각 금융협회 등 발표 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여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 

기관마다 민원건수 공시 주체와 집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자체적으로 접수된 민원을 기준으로 하지만 각 협회 민원은 개별 금융회사에 접수된 민원과 대외기관에서 이첩된 민원도 포함한다. 물론 각 협회 민원 중에서 중·반복 및 단순 질의 민원은 제외된다.

그렇다 보니 일부 금융회사는 금감원과 협회 민원건수가 최대 수 십배 가량 차이를 보이기도 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금융투자협회 기준 연간 민원건수가 5106건으로 전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많았지만 19일 발표된 금감원 기준 연간 민원건수는 61건에 그쳤다. 협회 민원이 금감원 민원보다 약 84배 많이 나온 셈이다. 
 

▲ 같은 금융회사더라도 민원을 집계하는 주체에 따라 연간 민원건수가 최대 수 천건 이상 격차가 발생한다. 은행업권을 제외하고 협회 민원이 더 많은 편이다
▲ 같은 금융회사더라도 민원을 집계하는 주체에 따라 연간 민원건수가 최대 수 천건 이상 격차가 발생한다. 은행업권을 제외하고 협회 민원이 더 많은 편이다

보험업권도 금감원 집계 민원보다 각 협회 집계 민원이 더 많다. 삼성화재의 경우 금감원 집계 연간 민원건수는 4460건이었지만 손보협회 집계 민원은 약 2배 더 많은 8571건이었다. 삼성생명 역시 금감원 민원(1926건)보다 생보협회 민원(5059건)이 약 2.6배 더 많았다.

반면 은행권은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은행연합회 집계 민원은 229건에 불과했는데 금감원 집계 민원은 이보다 5배 가량 더 많은 1366건에 달했다. 다른 은행들 역시 은행연합회 민원건수 대비 금감원 민원이 적게는 2배 많게는 8배 이상 더 많이 집계됐다. 

업권마다도 두 기관의 민원 집계 현황은 달랐다. 보험업권과 카드업권은 전반적으로 금감원 민원보다 협회 집계 민원이 많았고 은행과 증권업계는 대체적으로 금감원 민원이 협회 민원보다 더 많았다. 
 

▲ 은행업권의 경우 은행연합회 집계 민원보다 금감원 집계 민원이 더 많지만 손보업권은 반대다
▲ 은행업권의 경우 은행연합회 집계 민원보다 금감원 집계 민원이 더 많지만 손보업권은 반대다

동일한 기간에도 불구하고 금감원과 각 금융협회 집계 민원에 괴리가 발생한데는 두 기관의 민원접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기본적으로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을 기준으로 하지만 각 협회 민원은 개별 금융회사에 접수된 민원과 대외기관에서 이첩된 민원도 포함한다. 물론 각 협회 민원 중에서 중·반복 및 단순 질의 민원은 제외된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접속장애가 발생했던 지난해 2분기 협회 접수 민원 5096건 중에서 회사에 직접 접수된 민원만 4763건에 달했다. 접속장애가 발생하자 소비자들이 금감원이 아닌 증권사에 대거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소비자가 민원을 어느 곳에 제기했는지에 따라 민원건수가 천차만별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만 금감원과 각 금융협회, 금융회사 모두 민원을 집계하는 기준에 따른 차이일 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에 접수되는 민원은 금융회사와 협의를 하다가 해결이 잘 안돼 요청한 건이 많고 금융회사에 직접 제기하는 민원은 금융회사가 처리하는 방식에 불만을 가질 때 제기하는 민원이라 민원제기 방식 자체가 다르다"면서 "금감원 공시는 금융회사에 민원유발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성도 있어서 협회 공시와 목적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 금감원과 협회 민원 흐름이 다른 점은 각 업권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가령 협회 민원이 더 많은 보험업권은 보험금 청구 민원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소비자들이 보험사에 먼저 민원을 제기한 뒤 미해결시 금감원에 민원을 추가로 제기하기 때문에 금감원 민원보다 협회 민원이 더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각 협회와 금감원 민원건수 동향을 살펴보면 은행권을 제외하고는 협회 민원이 월등히 더 많았다. 유일하게 은행권은 은행연합회 집계 민원보다 금감원 집계 민원이 훨씬 더 많았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협회 민원은 보험사로 직접 접수된 민원이 포함되는데 각 보험사 간 민원 집계 기준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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