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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가수리’ 국내 첫 도입했는데...LG전자 '신중 모드', 애플 '공식 입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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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가수리’ 국내 첫 도입했는데...LG전자 '신중 모드', 애플 '공식 입장 없어'
성공 여부에 따라 도입 결정할 듯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3.06.06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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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가운데 LG전자와 애플의 자가 수리 서비스 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 측은 "다양한 내용으로 검토중"이라며 매우 신중한 입장을 밝혔고, 애플 측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제조사들은 자가 수리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저작권 침해, 실효성 등 우려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 '자가 수리 프로그램'의 정착 상황에 따라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국내 첫 도입했다. 이번 프로그램 도입에 따라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제품 부품이나 수리공구를 원활히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자가수리 프로그램 대상으로 적용된 제품은 갤럭시 S20∙S21∙S22 시리즈, 갤럭시 북 프로 39.6cm(15.6형) 시리즈 노트북, 80cm(32형) TV 3개 모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디스플레이, 후면 커버, 충전 포트 등 3개 부품에 대해 직접 수리가 가능하며, 노트북은 터치패드와 지문 인식 전원 버튼 등 총 7개 부품이 자가 수리 대상에 포함된다. TV 3개 모델의 경우 패널을 교체할 수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 중 '자가 수리 서비스' 스마트폰 부문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 중 '자가 수리 서비스' 스마트폰 부문

첫 자가수리 적용 대상으로 해당 제품들이 꼽힌 이유에 대해선 삼성전자 측은 “먼저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시행한 미국도 스마트폰 제품이 우선 적용 대상이었다. 노트북과 TV는 가장 메인이 되는 모델들로 우선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지속적으로 자가 수리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가수리 프로그램은 그간 해외에서만 운영돼 왔다. 애플은 지난해 4월 미국을 시작으로 벨기에, 프랑스, 독일 등 8개 유럽국가에 자가 수리 서비스를 도입했다. 삼성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에서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운영해왔고, LG전자는 유럽에서 2021년 이후 판매된 TV, 모니터 등 제품을 대상으로 수리 부품 판매 및 수리 매뉴얼을 제공해왔다.

국내에 자가수리 서비스를 도입한 건 이번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우선 LG전자는 국내 자가수리 서비스 도입 계획에 대해 아직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국내에선 자가 수리 관련 법안이 계류된 상태로 사실상 논의가 더 필요한 단계이며, 수리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와 저작권 침해 등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내용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애플은 국내 자가 수리권 도입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삼성 스마트폰의 자가 수리가 국내에서 보편화될 경우 사후서비스(AS) 경쟁 차원에서 서비스 도입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렇다보니 삼성전자 자가 수리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다른 전자업계도 자가 수리권을 검토할 거란 의견이 나온다.

이유는 삼성전자가 공개한 자가 수리 프로그램이 ▲실제 서비스센터 방문 수리비용과 큰 차이(2~3만 원 선)가 나지 않고 ▲일부 제품은 분해 과정만 41단계에 달해 상당히 복잡하며 ▲교체 수요가 높은 배터리는 자가 수리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등 여러 부분에서 지적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서비스센터간 거리가 멀어 방문수리가 어려웠기에 자국민의 자가 수리권에 대한 요구가 컸다. 그러나 서비스센터 구축이 잘 돼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이나 TV같은 제품은 수리 도중 잘못되거나 수리 후 하자가 발생해 유상수리를 받게 된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소비자들이 위험부담을 안고 자가 수리를 하려 할 것 같진 않다”고 일축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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