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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게임 고질병 ‘핵’ 안 막나 못 막나...애꿎은 게이머만 제재하는 ‘무고밴’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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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게임 고질병 ‘핵’ 안 막나 못 막나...애꿎은 게이머만 제재하는 ‘무고밴’ 불만 폭발
게임사 "이용자 피해 구제 최선" 한목소리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3.11.21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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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경남 창원시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10월 4일 블리자드의 오버워치2 계정이 정지당했다. 당일 이 씨는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았다며 업체에 항의했으나 비인가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며 정지 해제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이 씨는 "게임을 하지도 않았는데 계정이 정지 당했고 블리자드는 도움은 커녕 피해자를 가해자로 몰아가고 있다"며 "근거자료 제시도 없고 소비자로선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고 억울해 했다.

#사례 2=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6월 핵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라이엇게임즈의 발로란트 계정이 영구정지 당했다. 김 씨는 라이엇에 항의했지만 부정행위 프로그램 사용이 확실하다며 정지 해제가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김 씨는 “부정행위 프로그램을 사용해본 적도 없는데 업체가 아무런 근거자료도 제시하지 않고 계정을 정지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사례 3=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안 모(여)씨는 지난 3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계정이 정지당했다. 5년 동안 4000만 원 상당을 결제했는데 계정을 도난당한 후 핵 사용을 이유로 영구 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업체에 항의했지만 검토조차 하지 않고 거절했다고. 안 씨는 “큰 돈을 쓰며 게임을 이용해왔는데 계정을 도난당했고 정지까지 당했다”며 “복구를 요청했으나 업체는 검토조차 없이 거절해 호소할 곳도 없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사례의 김 씨가 라이엇게임즈로부터 받은 답변
▲사례의 김 씨가 라이엇게임즈로부터 받은 답변


FPS(1인칭 슈팅) 혹은 TPS(3인칭 슈팅)와 같은 장르의 게임을 이용하다 핵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제재를 당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FPS, TPS 장르의 게임에서 ‘핵’은 근본적 차단이 불가능한 오랜 골칫거리다.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맵핵이나, 움직이는 상대방을 자동으로 겨냥해주는 에임 보정 핵 등이 존재한다.

해당 장르에서 핵을 막지 못하는 이유는 반응 속도가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반응 속도를 위해 데미지나 유저의 위치 등에 대한 계산을 서버가 아닌 유저가 자신의 PC에 설치한 게임 클라이언트에서 실행하도록 설정돼 있다. 그런데 이같은 클라이언트는 게임사가 배포하고 유저가 다운로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떤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어도 해커의 입장에서 이를 파훼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핵이 문제가 되는 주요 슈팅 게임으로는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라이엇게임즈의 '발로란트',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넷마블의 '파라곤' 등이 있다.

크래프톤·넷마블·라이엇 관계자들은 “불법 프로그램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안티치트 부서를 따로 운영하는 등 최고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며 “다만 불법 프로그램이 빠르게 진화해 이상 탐지 시스템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큰 문제는 핵을 사용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제재를 당하는 ‘무고밴’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핵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영구정지로 오랜시간 공을 들인 계정과 캐릭터를 더이상 사용하지 못한다는 민원이 끊이질 알고 있다.

이용자들은 업체가 악용이 우려된다며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정을 정지했다며 억울해하고 있지만 크래프톤·넷마블·라이엇 관계자들은 무고밴 리스크를 인지하고 이용자들의 피해 구제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블리자드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오인밴 리스크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 각 조건들을 검토하며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정확한 판단에 의해 필요 시에만 제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체 보안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넷마블도 “무고한 이용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안정적이고 확실한 제재 기준을 마련해두고 있고 이같은 고객 문의가 들어올 경우 신속한 상황 판단 및 정확한 체크 후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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