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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이사회 독립성 강화로 소비자보호 박차...KB·신한 이어 하나·BNK 이사회 개편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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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이사회 독립성 강화로 소비자보호 박차...KB·신한 이어 하나·BNK 이사회 개편 착수
금감원 지배구조 모범관행 발표 후 금융권 본격 행보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3.0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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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이 이사회 개편에 나서면서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를 통한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강화 등 소비자 보호에 진전이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이 은행지주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하 모범관행)을 발표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강력히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이 잇달아 이사회 개편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지주(회장 양종희)와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이사회 개편에 나서 금감원이 모범관행 수립 과정에서 모범사례로 참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와 BNK금융지주(회장 빈대인)이 이사회 개편을 착수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한편, 전문성을 지닌 사외이사 영입과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통해 내부통제 강화 및 금융사고 예방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 이사진 늘리고 사외이사 평가 강화하는 하나금융·BNK금융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강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주 된 내용은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진 확대 ▲사외이사 의사결정 권한 확대 ▲사외이사 평가체계 개선 등이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 및 감시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의 권한을 늘리고 이들을 감시하는 평가제도를 개선해 내부통제 강화 더 나아가 소비자보호 강화가 목적이다. 

지난해 12월 모범관행 발표 이후 현재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하나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다.

우선 하나금융은 이 달 22일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2명·사외이사 1명 등 이사진을 종전 대비 3명 늘리면서 전체 이사진을 9명에서 12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과점주주체제가 아닌 상황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이사진의 다양성을 요구하는 금융당국 모범관행과 맥을 같이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발간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통해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모범관행 관련 개선안을 제시했다.
▲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발간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통해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모범관행 관련 개선안을 제시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사외이사 평가에 있어 일정부분 외부기관 검증을 거치는 절차도 추가했다. 최근 발간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모범관행에 따라 사외이사 평가 기준과 절차 등의 적정성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3년마다 검토받도록 개선안을 제시했다. 

현재 사외이사에 대한 외부평가를 진행하는 곳은 DGB금융지주(회장 김태오)와 BNK금융지주 등 2곳이고 신한금융의 경우 평가 프로세스를 외부 기관에 맡기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 외에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이사회 사무국 중심의 내부평가로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를 올해부터 5회 가량 개최해 이사회 주요 의안에 대해 사외이사 간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도 추가했다. 이 또한 금융당국이 권고한 모범관행에 포함된 내용이다. 

BNK금융 역시 최근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을 통해 매년 1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사회 구성원을 주기적으로 변화시켜 이사회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모범규준 내용을 준수하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또한 사외이사 평가체계에서도 외부평가기관을 활용한 평가를 실시해야한다는 조문을 내부규범에 명시했고 하나금융과 마찬가지로 3년에 1회 이상 사외이사 평가체계 점검을 외부 자문기관으로부터 받도록 추가했다. 

◆ 벤치마킹 대상은 KB금융·신한금융... 일찌감치 다양성 구축

이 같은 흐름을 선제적으로 주도한 것은 KB금융과 신한금융이다. 

KB금융은 복수의 여성 사외이사를 일찌감치 선임했고 이사회 구성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출신의 사외이사를 모시는 등 이사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곳이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3명(42.9%)을 여성 사외이사(권선주, 조화준, 여정성)로 구성해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목표 비율인 40%를 이미 상회하고 있고 국내 은행권 사외이사 여성비율(약 12%)의 3배 이상이다. 현재 복수 여성 사외이사를 갖춘 금융지주는 KB금융과 신한금융 단 2곳에 불과하다. 
 

▲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
▲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

개별 사외이사들의 전문성(강점)을 강조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군을 일찌감치 매트릭스 형태로 구성해 사외이사 선임시 전문분야와 직군, 연령 등을 고려해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선임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모범규준에도 사외이사 정합성 확보를 위한 매트릭스 체계 구축을 권고하고 있는 사항이다. 

특히 KB금융은 국내 소비자학 전문가인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지난해 신임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등 이사회 구성원 중 소비자 전문가를 1명씩을 선임해 소비자보호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많은 사외이사를 확보하면서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뿐만 아니라 이사 1명 당 소관 위원회도 평균 3개 내외로 줄여 이사들의 업무 역량 확대에 있어 모범 사례로 꼽힌다. 

현재 신한금융의 이사진은 사외이사 9명을 포함한 11명으로 7~9명 내외인 다른 금융지주보다 인원이 월등히 많다. 특히 각 이사들이 담당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 수도 평균 3.2개 정도로 4.5~6개인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확연히 적다. 

금융당국도 이번 모범관행 발표 당시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 이사 1인 당 소관위원회가 최대 6개에 달하는 등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글로벌 은행의 경우 이사 1인 당 평균 1~3개 소위원회에 속해 과도한 업무부담을 줄이면서 이사들의 전문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BNK금융 등이 이번 정기주총을 통해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것도 이러한 행보의 일환으로 꼽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및 위원회 안건에 보다 충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2022년 회계연도 기준 가장 많은 안건을 처리하고 있을 만큼 이사회가 회사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당국이 모범관행을 만들 때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사례를 적극 참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적극적으로 이사진을 확충하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행보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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