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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사들 퇴직연금 수익률 너도나도 '1위'...가입자들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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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사들 퇴직연금 수익률 너도나도 '1위'...가입자들 혼란
전문가들 "변동폭 커 참고만" 조언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5.0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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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의 퇴직연금 '1년 수익률' 홍보전이 과열돼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각기 다른 잣대로 최고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점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자체가 장기투자 성격이 짙고 1년 수익률은 직전년도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크다는 점에서 퇴직연금 상품 구성의 참고자료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사업자별 수익률이 나온 뒤 일부 은행들과 증권사들은 자사 퇴직연금 1년 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각종 광고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형별로 가장 높은 1년 수익률을 기록한 금융회사들은 자사 수익률이 가장 높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국내 증시가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1년 수익률이 전년 대비 급등했다. 

은행권의 경우 DB형 원리금비보장상품 중에서는 경남은행이 수익률 11.46%, DC형에서는 하나은행이 수익률 15.80%를 달성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는 광주은행 수익률이 무려 17.58%를 기록했다. 세 곳 모두 지난해 1분기에는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이 마이너스 수익률이었지만 올해 급반등에 성공했다.
 


증권사 역시 원리금 비보장형 기준 DB형 유안타증권(-10.33%→12.51%), DC형 삼성증권(-6.20%→15.18%), IRP 한국포스증권(-8.12%→18.46%) 등이 전년 대비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원리금보장형 상품들도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작을 뿐 대부분 수익률이 상승했다.

그러나 거꾸로 이야기하면 단기 수익률은 그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노후를 대비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상품인 퇴직연금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률을 장기간 가져가는 것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1년 수익률이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의 척도가 되기 어렵다는 이유다.

실제로 금융회사들도 퇴직연금 1년 수익률이 상품 선택에 있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고 장기수익률 획득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입자들의 리밸런싱 니즈 등을 고려해 1년 수익률에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퇴직연금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야한다"면서 "단기수익률에 급급하기보다 장기수익률 확보를 위한 분산투자와 장기 적립식 투자를 기반으로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는 방향의 운용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사업자들이 발표하는 수익률을 근거로 해당 금융회사에 자금을 맡기면 저 정도 수익이 나온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참고 정도만 해야한다"면서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국내 퇴직연금 고객 대부분이 여전히 원금보장형 상품에 가입하는 현 상황에서 퇴직연금 사업자의 역량이 그만큼 주목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원금보장형은 손실 가능성이 없어 안전자산 위주로 퇴직연금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사업자별 역량 편차가 크지 않은 편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제도를 시행했음에도 여전히 대다수 고객은 원금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하는 현실에서 사업자가 잘해서 수익률이 잘 나오고 있다는 인과관계가 성립되는지는 의문"이라면서 "단기 수익률 위주의 홍보전략은 사업자 입장에서 홍보의 한계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도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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