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트럼프 정부가 주도하는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고 현지에서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갖춰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계약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20일 토요일 진행됐다. 서 회장 차남 서준석 수석부회장이 피인수 공장 인력을 만나 인수와 고용 승계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가격은 3억3000만 달러(한화 약 4600억 원)로 셀트리온의 미국 현지 법인 셀트리온USA가 릴리 자회사 임클론 시스템즈(Imclone Systems) 홀딩스로부터 원료의약품 시설을 보유한 임클론 시스템즈 LLC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계약은 릴리가 보증인 자격으로 공동 서명했다.
셀트리온은 초기 운영비를 포함해 약 7000억 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셀트리온USA에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인수한 릴리 공장은 정제라인을 2개 보유했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리액터만 들이면 돼 많은 투자가 필요 없다. 1개 라인에 바이오리액터 6기를 추가하면 (송도) 2공장 케파보다 커지는데, 국내에 생산 시설을 증설하는 것보다 8000억 원을 절감하고 인력 숙달비에 1500억 원, 물류비용에 1조5000억 원 절감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증설 기간도 6년 정도 단축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릴리 공장 케파의 절반은 셀트리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정부 승인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 생산될 방침이다. 그 전까진 다른 현지 CMO 기업과 계약을 통해 생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절반은 CMO 사업을 진행한다. 이번 계약으로 생산시설의 CMO(위탁생산) 사업도 함께 인수하면서 곧바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까지 확보했다. 기존 판매법인인 셀트리온USA는 생산시설 확보로 의약품 생산 전 주기 과정에 걸친 원스톱 공급망을 갖추게 됐다.
서 회장은 “독자적 경영 시작은 내년 1월부터로 CMO 수익이 내년 회계연도부터 반영될 것이다. 다른 CMO 기업 수준의 이익이 나올 것”이라며 “원래 사업계획의 영업이익률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에 3개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각 케파는 1공장 10만 리터, 2공장 9만 리터, 3공장 6만 리터로 총 25만 리터다. 서 회장은 "국내 공장과 인수 공장 모두 풀가동 중이다. 증설 관련 논의는 연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가르도 에르난데스(Edgardo Hernandez) 릴리 총괄 부사장 겸 제조 부문 사장은 “지난 17년 동안 릴리의 생산 거점 중 하나였던 브랜치버그 공장은 고품질 의약품을 안전하게 생산하며 현지 팀의 전문성, 책임감, 헌신을 입증해왔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국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게 됐으며 주력 제품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원화된 현지 공급망도 확보하게 됐다. 공장 효율화와 이관 작업 등 인수 후 절차도 조속한 시일 내 마무리할 방침”이라며 “인수 후에도 지속 투자로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서 경쟁 우위를 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