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흑색종(Melanoma) 표적항암제 ‘벨바라페닙(코드명 HM95573)’ 국내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8년까지 임상 2상 결과를 도출한 후 바로 허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벨바라페닙은 GLP-1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와 함께 한미약품이 2030년 매출 5조 비전 달성을 위한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삼고 있는 품목이다.
벨바라페닙은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APK) 경로 중 하나인 RAF 및 RAS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다. RAF나 RAS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선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젤보라프(성분명 베무라페닙), 노바티스의 라핀나(성분명 다브라페닙) 등이 RAF 변이 항암 치료에 쓰인다. 국내 제약사가 해당 기전으로 개발한 항암제는 아직 없다.

벨바라페닙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용의약품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을 받아 흑색종, 폐선암 등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2020년 11월을 시작으로 지난달 12일까지 누적 50건의 사용승인이 나왔다.
‘임상시험용의약품 치료 목적 사용’은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응급환자의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해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제도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6년 9월 로슈 자회사 제넨텍에 벨바라페닙 관련 국내를 제외한 전 세계 상업화 권한을 기술이전 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1조 원이다.
제넨텍은 흑색종에서 벨바라페닙 단일요법 및 코델릭(성분명 코비메티닙)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등 항암제와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임상 1상과 'BRAF class II·III' 변이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 임상 2상 연구를 진행했지만, 지난해 4월 돌연 개발을 중단했다. 다만 기술이전 계약을 해지하지는 않았다.
국내에선 2021년 3월부터 임상시험수탁기관을 통해 동일한 내용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2022년 7월 최종 시험 대상자 선정을 마쳤다.
전체 생존율(OS), 무진행 생존기간(PFS) 측정을 위해 최대 4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2026년 상반기 중 1상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2028년까지 임상 2상 연구결과를 도출해 허가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항암제 등 의약품은 신속 공급을 위해 임상 3상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허가가 가능하다.
한미약품은 벨바라페닙을 국내에서 우선 출시 후 정식 허가 전환 및 글로벌 상업화 품목으로 육성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네스터는 흑색종 치료제 시장 규모가 올해 70억5000만 달러(한화 10조3550억 원)에서 2035년에 191억3000만 달러(약 28조1000억 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