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첨단소재(대표 임진달)가 벨기에 소재기업 유미코아(Umicore)에 대한 대여금을 965억 원까지 확대하며 실리콘 음극재 신사업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유미코아에 대한 기존 대여금 452억 원의 만기일을 2026년 1월에서 5월로 연장하고 여기에 513억 원을 추가로 대여했다고 9일 공시했다. 추가 대여금의 만기 역시 2026년 5월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HS효성첨단소재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영위하는 합작법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따라서 이번 대여금은 무이자 조건으로 제공되며, 만기 이후 유미코아 자회사 엑스트라마일머티리얼스(EMM)의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원금 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 사실상 자금 회수보다 지분 확보를 전제로 하고 있다.
HS효성은 지난 11월 유미코아의 음극재 사업을 인수해 합작법인 EMM을 설립했다. HS효성첨단소재가 1억2000만유로(약 2000억 원)를 출자해 EMM 지분 80%를 획득하고, 유미코아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현물 출자해 20% 지분을 확보했다. 이번 거래는 관련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중 마무리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1800억 원을 EMM에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현재까지 대여금 형태로 총 965억 원을 투입한 것이다. 나머지 금액 약 835억 원은 EMM의 직접 출자 형식으로 집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효성그룹에서 분할해 나온 뒤 미래 성장 동력을 모색해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원천기술과 지적자산에 기반한 가치 경영’이 본격화된 것이다.
HS효성첨단소재가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탄소섬유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평가된다.
HS효성첨단소재가 초기 단계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유미코어와의 합작 기반을 선제적으로 다진 만큼, 향후 생산라인 구축과 사업 확장 역시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협력 확대를 고려한 결정”이라며 “대여금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관련 내용을 추가로 공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