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 오후 ‘경기도 AI 사랑방’에서는 박수 소리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TV 소리만 나오는 등 적막이 흐르는 다른 경로당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평균 연령 80세가 넘는 어르신 5명이 탁상에 둘러앉아 ‘스마트 터치 테이블’의 정답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한쪽에서는 어르신이 무릎과 허리의 통증을 잠시 잊고, 불빛이 나오는 블록을 춤을 추듯 밟는 ‘스텝 운동 매트’에 열중한다.
건강 문제로 방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던 임 모(82·여)씨는 아들의 권유로 지난 7월부터 AI 사랑방에 다니기 시작했다. 이제 임 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사랑방에서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으로 사랑방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주요 일과가 됐다.

동작 인식 시스템 및 카메라 감지 기술을 이용해 모니터 속 가상 공간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게임을 즐기는 ‘증강현실 운동학습 시스템’도 있다. 평소 식당에서 비대면 주문, 무인 계산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을 위해 교육용 키오스크도 마련했다.
AI 사랑방에서는 멀티미디어기기를 활용한 건강 프로그램을 올 상반기 20회 실시했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리터러시(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폰 교육도 12회나 진행했고, 180명이 수업을 들었다.

사랑방이 조성된 관인면의 65세 이상 인구는 1205명으로 관인면 전체 인구의 48.5%에 달한다. 병원이 없는 관인면에는 보건지소와 약국 1개뿐이라 사랑방 같은 건강·정서 증진기관이 절실했다.
사랑방을 만들기만 하고 방치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프로그램을 이어간 것이다. 이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도정 철학과도 궤를 같이한다.
김 지사는 지난 9월 30일 ‘제29회 노인의 날 기념식’ 경로당 운영비 확대를 약속했다.
김 지사는 “취임했을 때 경로당 운영비가 15만5000원이었고 올해 18만 원까지 올렸는데 내년에 더 늘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약속한 간병SOS프로젝트와 AI돌봄사업에 대해 간병SOS프로젝트는 새정부 정책에 반영돼 내년 하반기 전국적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AI돌봄사업은 포천, 화성, 양평에서 AI 기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시니어 돌봄타운을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노인말벗서비스’는 안부 확인이 필요한 65세 이상 도내 거주 노인들에게 주 1회 정해진 시간에 인공지능이 전화를 거는 서비스다. AI 안부전화 도중 대화 내용에 위기징후가 감지되거나 전화를 세 번 이상 받지 않으면 경기도사회서비스원 직원이 직접 통화를 시도하고 복지서비스 필요시 시군에 연계한다.
올해 6500명을 목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서비스 제공 건수는 37만 6972건이다.
‘AI 어르신 든든지키미’는 학대받는 노인을 위한 인공지능 돌봄서비스다. 지난해 7월부터 재학대 고위험군 150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재학대 위기상황 발생 시 AI스피커가 음성으로 상황을 감지해 112나 노인보호전문기관을 긴급 호출한다.
도는 모니터링을 통해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경기도 노인종합센터를 통해 전문심리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현재까지 낙상사고를 당한 노인을 병원에 이송하고 우울감을 호소하는 노인을 전문심리상담기관에 연계하는 등 106건을 처리했다.
‘AI 기술 기반 노인돌봄사업’은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돌봄로봇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AI 돌봄로봇은 복약과 식사·수면 생활패턴 알림이 가능하고, 손주 같은 친근한 목소리 대화로 정서적 지원도 가능하다. 24시간 활동 감지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응급상황 발생 시 응급 호출이 가능하다.
도는 올해 신규사업으로 6개 시군 545명 노인에게 AI 돌봄로봇을 지원 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