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청소년 체크카드 시장을 선점했던 은행계 카드사들은 새로운 고객 확보 차원에서 상품 출시를 적극 검토하는 반면 기업계 카드사들은 금융당국 지침 이후 판단에 나서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현금 사용이 감소하는 가운데 부모 명의 카드를 사용하는 이른바 '엄카' 관행을 줄이고 미성년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체크카드 발급 연령 제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만 12세 이상만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 부모 등 법정대리인 동의를 전제로 만 12세 미만 미성년자도 본인 명의 계좌를 통해 체크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체크카드 발급 자체는 카드사 내부 규정에 따르는 부분이지만 후불교통카드는 신용 제공 성격이 있어 관련 규정 변경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금융당국 일정에 맞춰 늦어도 이달 안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적극적인 모습이다. 체크카드는 본인 명의 은행 계좌 연결이 필수인 만큼 은행 계열 카드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현재 청소년 대상 체크카드도 대부분 은행 계열이다. KB국민카드의 'KB 틴업(TinUp) 체크카드', 신한카드의 '처음 체크', 하나카드의 'MULTI Any',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DON CHECK' 등이 대표적이다. 초등학생 체크카드의 경우 미래 고객층인 어린이 고객 확보와 동시에 부모 고객 확보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연령 제한이 완화되면 용돈이나 교통비 중심 체크카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연령층 고객을 장기 거래 기반으로 확보해 향후 신용카드나 금융상품으로 이어지는 전략도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향후 제도 변경이 이뤄지면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반영하는 범위 내에서 고객 보호와 이용 편의성을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기업계 카드사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어린이 체크카드 발급이 새로운 고객층 확보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기존 기업계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시장 비중이 높게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지난 1월 기준 기업계 카드사 4곳의 체크카드 개인 고객 일반 사용 금액은 2503억 원으로 같은 기간 카드사 8곳의 전체 체크카드 개인고객 일반 이용 금액 7조715억 원의 약 3.5%에 그친다.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준비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카드사들은 규제 완화 이후 부모 관리 기능을 강화한 '용돈 관리형 체크카드'를 중심으로 상품 전략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만 7~16세 대상으로 이용 가능하고 선불형 충전 카드인 토스 '유스카드'가 이미 누적 160만 장 발급을 넘어서며 해당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어릴 때 처음 사용한 금융사를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이용하는 경향이 있어 미래 고객 확보 측면에서 락인 효과가 크다"며 "규제 완화가 더 일찍 이뤄지지 못한 것이 아쉽고 자녀가 부모 카드를 빌려 쓰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경제관념을 조기에 익히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