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네 번째 정상에 도전하는 '전차군단' 독일과 44년을 기다려 온 '무적함대' 스페인이 제대로 만났다.
독일과 스페인은 30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영국의 세계적 스포츠 베팅 전문업체 윌리엄힐과 래드브록스 등은 독일의 우승확률을 가장 높게 점쳤다. 두 번째 우승 후보로 꼽은 것이 스페인이었다.
1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독일은 유럽선수권대회 최다 우승팀이자 결승 진출팀이다.
1972년부터 3회 연속 결승에 올랐고, 1992년과 1996년에 이어 이번에 통산 여섯 번째 결승을 치른다.
독일은 지난 다섯 번의 결승에서 세 차례(1972년, 1980년, 1996년)나 승리, 우승트로피 앙리들로네컵을 들어 올렸다.
스페인의 유럽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은 1984년 준우승 이후 24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다.
스페인은 어느 대회 때나 늘 우승 후보로 거론될 만큼 막강 전력을 갖췄다.
하지만 월드컵과 유럽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64년 자국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후 44년 동안 징크스라 불릴 만큼 우승과 인연을 쌓지 못했다. 이번이 '무관의 제왕'이라는 오명을 씻어낼 기회다.
역대 맞대결 전적에서는 독일이 8승6무5패로 앞서 있다.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네 차례 만나 독일이 2승1무1패로 다소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본선 무대에서는 두 번 맞부딪쳐 1승1패를 기록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힘겹게 결승까지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에 일격(1-2 패)을 당해 A조 2위로 8강에 오른 뒤 포르투갈과 터키를 각각 3-2로 꺾었다. 특히 터키와 준결승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터진 필리프 람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뒀다.
세 골로 대회 득점왕 경쟁을 다투고 있는 루카스 포돌스키를 비롯해 주장 미하엘 발라크, 미로슬라프 클로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이상 2골) 등의 활약에 다시 기대를 건다.
우승을 위해 절치부심해 온 스페인은 조별리그 3전 전승 포함, 유일하게 무패행진으로 결승까지 올랐다. 특히 준결승에서는 조별리그에서도 4-1로 완파했던 러시아를 다시 만나 3-0으로 깔끔하게 돌려세우며 '히딩크 마법'을 깨뜨리는 등 고공행진을 했다.
다만 4골로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다비드 비야가 부상으로 결승을 치르기 힘들다는 것이 걸린다. 한 골에 그치고 있는 주전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의 득점포도 살아나야 한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