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최초 보도된 언론에서는 이번 조사가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5개 업체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했지만 실제 어느 업체가 이 중에 속하는지조차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익명의 5개 업체 가운데 2개 회사 제품에서 유해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린(OIT)이 검출됐다며 C사와 W사로 지칭한 이니셜만을 밝혔고 소비자들은 갖은 추측으로 불안을 키웠다.
C사와 W사로 지목된 쿠쿠전자와 대유위니아 뿐 아니라 공기청정기 관련 회사들은 앞다퉈 자사 제품이 유해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근거는 주로 ‘환경부가 정한 기준치인 OIT 함유량 1%’에 자사 제품이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공기청정기의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며 반품 및 렌탈계약 해지를 하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문의글이 쇄도하고 있다.
◆ 제조사들 "극소량, 안전 문제 없어" vs. 환경부 "필터에서의 OIT 안전기준 아냐"
문제가 되고 있는 성분인 OIT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일으킨 물질 가운데 하나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같은 계열로 알려져 있다.
쿠쿠전자(대표 구본학)는 자사 공기청정기 필터에 함유된 OIT는 환경부가 정한 기준치(1%)의 1/10 수준인 0.11%에 그친다며 3M사로부터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대유위니아(대표 박성관)는 문제가 된 필터의 경우 3M사로부터 완제품 형태로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환경부 허용기준(1%)의 1/13 이하인 0.076%가 함유돼 있다고 전했다.
OIT 검출 사실을 부인했던 LG전자(대표 정도현, 조준호, 조성진)는 이전에 생산했던 공기청정기와 스탠드형 에어컨 일부 모델에 탑재한 3M 특정 필터(초미세 먼지 필터)에서 극소량의 OIT 성분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세 업체 모두 항바이러스·항균성·항곰팡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코팅하는 과정에서 극소량의 OIT를 함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필터에 코팅했기 때문에 공기 중으로는 방출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높은 만큼 필터 무상교체로 대응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환경부의 입장은 이들 업체들과 전혀 달랐다. 환경부는 19일 '각 업체들이 OIT가 혼합물 내에서 유독물질로 분류되는 함량기준인 ‘1%’를 환경부 기준으로 판단해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해당기준은 국제적인 화학물질 분류기준에 따라 일반적으로 독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OIT 자체에 대한 유해성 기준인 바, 이 기준을 필터에서의 OIT 안전기준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업체들이 '면죄부'로 삼은 환경부 기준을 환경부가 정면 반박한 것이다.
환경부는 국민 불안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에어컨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OIT 방출량 실험을 실시하고, 간이 위해성 평가를 거쳐 7월 중순까지는 1차 검증을 완료해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애초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정했지만 불안감과 파장여파가 큰만큼 최대한 기간을 단축한다는 입장이다.
◆ 1차 검증 결과 1달 후에나...제조사 측 문의 쏟아져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위험성 관련 보도는 쏟아지고 있지만 그 유해성 기준이 명확히 밝혀지지도 않은데다 최근까지도 공기청정기를 사용해왔는데 정부의 조사 결과는 7월 중순에야 알 수 있다고 하니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된 유해물질 논란인만큼 제조사 측의 해명에도 마음을 놓치 못하고 있다.
인천에 사는 김 모 주부의 경우 “이제 2개월된 우리 아이 깨끗한 공기 마시게 해주겠다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했는데 오히려 유해물질을 마시게 하고 있었던 것이냐”며 “업체는 OIT 함유량이 기준치 미달이라고 하지만 24시간 계속 켜놓으면 누적되지 않을까 싶다”고 명확한 답을 원했다.
서울 강동구의 홍 모(남)씨는 "다행히 미세먼지가 심한 봄이 지나 공기청정기야 사용을 중단한다고 하지만 이 더위에 에어컨이나 차량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아니냐"며 답답해했다.
제조업체들 역시 유해성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가 속히 발표되기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관련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도가 나간 직후 고객센터가 마비될 정도로 문의가 쏟아졌다.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옥시 사건 등으로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루 빨리 환경부의 조사결과가 발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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