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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 물통 깨졌는데 교체 못해 고철 전락...부품 보유 유명무실

시장규모 줄어들자 부품 보유기간도 단축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2019년 07월 09일 화요일 +더보기
장마철 필수 가전으로 꼽히는 제습기가 부품을 교체받지 못 해 성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고철로 전락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제습기 시장규모가 점차 줄어들면서 제품 단종이 빨라지거나 업체들이 부품 보유에 소극적인 탓으로 풀이된다.

경주시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최근 5년 전 구입한 삼성전자 제습기의 물통에 금이 가 부품을 구매하려 했지만 ‘재고가 없다’는 안내를 들었다. 김 씨는 “물통을 구하지 못해 멀쩡한 제습기를 못 쓰게 돼 화가나더라”고 말했다.

인천시의 한 모(여)씨 역시 이사를 하면서 2013년에 구입한 청호나이스 제습기의 물받이 통을 실수로 깨트렸다가 부품을 구하지 못해 제품을 폐기한 경험이 있다. 한 씨는 “부품 때문에 멀쩡한 제습기를 버리고 새로 사야할 지경이 됐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전라남도 무안군의 나 모(남)씨는 6년 전 구입한 위닉스 제습기의 내부 기판이 타버리는 바람에 사용할 수 없게 된 피해를 입었다. 나 씨는 “업체 측은 ‘부품이 없어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더라”며 “제습기가 일순간에 고철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권고하고 있는 제습기의 부품보유 기간은 7년이다. 제습기 출시 후 7년 동안 해당 제품에 대한 부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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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들은 부품보유기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종 되는 경우에는 부품 생산도 중단되는 경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만 생각한다면 부품을 무조건 생산해야 되지만 제습기 시장규모가 2013년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이어서  수익성 때문에  부품을 무작정 생산, 재고로 쌓아 두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구매 수요가 많지 않다고 판단해 2017년부터 별도 제습기 제품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에 제습 기능이 장착돼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와 캐리어는 제습기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는다.

일각에서는 제습기를 직접 제조(조립)하는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게 부품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본다. 제습기를 자체 공장에서 직접 생산‧조립하는 브랜드는 위닉스, 청호나이스, 쿠쿠전자, 위니아 등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제습기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단종과 무관하게 제품 출시 후 10년 동안 부품을 보유해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OEM 제품은 그렇게 안된다”고 말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제품이 단종 될 때까지는 부품을 계속 생산한다”며 “다만 제품 출시 후 판매 추이에 따라 단종 되는 시기는 모델별로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뽀송’ 브랜드로 제습기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위닉스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 품목별 부품 보유 기간에 따라 최종 생산일 기준 7년 동안 부품을 보유한다”고 밝혔다.

위니아 관계자는 “제습기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계절가전”이라며 “날씨변화에 따른 수요에 바로 대응할 수 있게 제품과 부품 재고를 사전에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품보유 연한을 특정하기는 힘들지만, 올해는 제습기 수요가 높아 생산계획 대비 160%에 해당하는 물량을 보유했다”고 덧붙였다.

렌탈 이용도 부품 재고 걱정을 덜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된다.

렌탈 업계 관계자는 “렌탈 서비스 이용 중 제품에 고장이 발생한 경우, 생산 중단으로 부품 수급이 안 된다면 서비스 지속을 위해 새 모델로 교환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습기 시장 규모는 2009년 4만1000대에서 2011년 8만4000대, 2012년 25만대, 2013년 130만대로 급격히 성장했다. 하지만 이후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60만대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한편 부품이 없어 수리가 힘든 경우 소비자는 감가상각에 의한 환급을 받게 된다. 정액감가상각비 산정방식을 통해 소비자가 환급받게 되는 금액은 ‘(사용연수/내용연수) X 구입가’에다 구입가의 10%를 더해 책정된다. 이 같은 감가상각 계산을 두고 다수의 소비자들은 환급액이 터무니없이 낮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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