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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 제습용량 7리터? 12리터? 헷갈려...제조사마다 측정 기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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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 제습용량 7리터? 12리터? 헷갈려...제조사마다 측정 기준 제각각
성능 비교 어려워 표준화된 방식 필요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3.07.25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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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윤 모(남)씨는 제습기 구매를 위해 제품별 제습량을 비교하던 중 측정 기준에 의문을 품게 됐다. 윤 씨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의 ‘LDH-7000’은 네이버쇼핑몰에서 제습량을 최대 12L라고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나 상세 페이지에는 두 가지로 표기하고 있었다. 건구온도(현재 기온) 27도에서 측정한 경우 제습량이 7L로, 30도에서 측정한 경우 12L로 표기돼 있다. 윤 씨는 "제습기 실험 기준을 찾아보다 한국공기청정협회의 ‘실내용 제습기 표준’에서는 건구온도 26~28도로 설정해 제습량을 측정하는 걸 알게 됐다"며 “혼란스럽지 않도록 표준을 따르거나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롯데알미늄 측은 국내 표준과 해외의 고온 다습한 환경을 고려한 조건으로 제습 용량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전했다.

장마철 소비자들이 많이 찾게 되는 제습기. 하지만 제습기의 성능을 나타내는 '제습량' 측정 기준이 업체별로 제각각 인데다 시험 방법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제습량'은 제습기를 구매할 때 우선 고려되는 가장 중요한 정보인만큼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주요 가전업체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제습량 20L이하인 7개 제품의 제습량 용량 표기를 확인한 결과 제습량 측정 기준이나 표기 여부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코웨이, 위니아는 한국공기청정기협회의 '실내용 제습기 표준'에서 제시하는 시험 기준에 따라 측정한 제습량을 표기했다.

'실내용 제습기 표준'에 따르면 건구온도를 26~28도로 설정해 성능을 측정하도록 돼 있다.

SK매직과 롯데알미늄은 한국공기청정협회 표준 측정 기준 외에 자체 기준(30도)으로 시험한 제습량을 함께 표기하고 있다. 위닉스와 LG전자는 측정 기준에 대해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와 위니아도 제품 상세 사이트에서는 측정 기준을 확인할 수 없었다.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한 제품 사용설명서에서 어떤 기준으로 제습량을 측정했는지 알 수 있다. 

위니아, LG전자는 제품 설명에 측정 기준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위닉스 측은 “KS 표준 기준에 의해 측정했다. 충분히 소비자에게 설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코웨이 측은 “한국공기청정협회 표준에 따라 시험해 HD 인증을 얻어 제습 성능의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위니아 측은 제품 검사를 외부 업체에 위탁한다고 답변했다. LG전자도 별도로 측정 기준을 표시하고 있진 않으나 습도 90%에서 40%까지 도달하는 시간 측정 기준이 27%라고 표기해 제습량 역시 이 기준으로 시험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알미늄과 마찬가지로 SK매직은 제품의 최대 제습량을 13L와 최대 20L를 함께 표기했다. 상세페이지에는 13L의 경우 27도를 기준으로, 20리터의 경우 30도를 기준으로 측정됐다고 써 있다. SK매직 측은 “해당 제품의 측정 기준을 명확히 밝히고 표준에 맞춘 측정값을 내세워 홍보했다”고 말했다.

▲SK매직 공식 홈페이지 내 'DEH140LI10BG' 제품 상세정보
▲SK매직 공식 홈페이지 내 'DEH140LI10BG' 제품 상세정보

가전업계 관계자는 “기준을 정해 제습량을 표기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습량은 특정 온도에서 가동했을 때 제습 용량을 1일(24시간) 기준 L로 표시한 값이다. 예를 들어 '12L/일'이라고 표기된 제습기의 경우 24시간에 12L의 습기를 흡수한다는 뜻이다. 용량이 큰 제품일수록 많은 습기를 흡수한다고 볼 수 있는데 측정 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제습기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지만 현재 제습기의 제습량을 측정하는 표준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기준에 대한 표기 방법도 제각각인 상황이다.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공기청정기·제습기·가습기, 에어필터 등에 대한 단체표준인증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체표준인증은 공공의 안정성 확보,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 전문 분야의 기호, 용어, 성능, 절차 등에 대해 제정한 표준이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실내용 제습기 표준’은 제습기 성능평가에 대해 규정한다.

'실내용 제습기 표준'에 따르면 제습 성능 시험은 건구온도를 26~28도로 설정해 측정하도록 돼있다.

한국공기청정협회는 실내용 제습기 단체표준(SPS-KACA002-6631)의 인증심사기준에 따라 심사 후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에 ‘HD 인증마크’를 부여할 뿐 위 사례의 롯데알미늄 사례가 협회 인증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한국공기청정협회 표준이 필수가 아닌 권장 사항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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