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주한미대사가 탄생했다. 신임 주한미대사의 미국 이름은 캐슬린 스티븐스이며 한국명은 심은경이다.

   금요일인 1일(현지시간) 오후 상원에서 인준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스티븐스 국무부 동아태담당 선임 고문은 한국을 사랑하는 친한파 미국인으로 워싱턴 외교가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말이 유창하며 김치담그는 법을 알 정도로 한식을 좋아한다.

   스티븐스가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75년 충남 부여에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파견되면서 부터.

   훤칠한 키에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스티븐스는 1977년 부여와 예산에서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근무했으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한국 체류 중 지난 1977년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외교관 시험을 치르고 합격해 1978년 외교관으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1984~1987년 주한 미 대사관 정무팀장으로 한국과 두 번째 인연을 맺었다.

   5공화국 말기였던 당시 스티븐스는 `3김씨' 뿐만 아니라 재야운동권 인사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았으며 이후 부산영사관에서도 근무했다.

   그는 2005년 6월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로 임명되면서 북한 핵문제와 한미관계 전반을 챙기는 업무를 계속했다.

   스티븐스를 주한미대사로 적극 추천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의 인연도 두텁다.

   힐 차관보는 스티븐스보다 1년 빠른 1977년 국무부에 들어가 입부 시기도 비슷하며 외교관이 되기 전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한 것도 닮았다.

   1980년대 스티븐스가 주한미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정무팀장을 맡았을 당시 경제팀장은 바로 힐 1등 서기관이었다.

   스티븐스는 1991년부터 2년간 유고에서 일했으며 92년부터 미 국무부 본부 유럽과 영국 담당을 역임했다. 94년부터 2년간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유럽담당 국장을 지냈다. 이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총영사로 일했으며 1998년부터 3년간 포르투갈 주재 미 대사관에 근무했다.

   힐이 코소보 특사 등을 역임한 데 이어 스티븐스도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로 코소보 사태 뒤처리를 맡았으며, 힐이 동아태 차관보로 발탁되자 스티븐스는 부차관보로 호흡을 맞췄다.

   스티븐스는 프레스콧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석사를 받았으며, 홍콩과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했다. 한국인과 결혼한 적이 있으며, 대학에 다니는 외아들도 한국인의 외모를 빼닮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어 뿐 아니라 중국어와 세르비아-크로아티아 말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