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장관은 2일 미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펜 음악축제와 학교'라는 행사에 `동문자격'으로 참석해 "어릴 때 카네기홀에서 공연할 것으로 확신했는데 나중에 `피아노 바' 아니면 `노드스트롬(백화점)'에서 연주할 실력 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공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3살 정도 됐을 때 할머니가 피아노를 가르쳐 줘서 글읽기보다 음악에 먼저 눈이 뜨였다"면서 "하지만 내가 17살때 이 축제에 와서 11∼12살 짜리들이 피아노 치는 것을 보고 나서 카네기홀에 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당시 집에 돌아와 부모님한테 전공을 바꾸겠다고 했더니 `넌 식당 종업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나는 `(커서) 피아노를 가르치기 보다는 식당 종업원이 되는 게 낫다'고 대꾸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다행히 국제정치학에 빠져들게 됐고, 나는 거기서 열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에게 열정을 불러일으킨 사람은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의 부친이었던 조지프 코벨 전 덴버대 교수.
공교롭게도 이날 행사에는 올브라이트가 참석, "우리의 카리스마 넘치는 라이스 장관은 어느 나라 외무장관보다 피아노를 잘 치며, 어느 피아니스트 보다 훌륭한 외무장관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유머를 섞어가며 라이스 장관을 소개했다.
올브라이트는 또한 지난 1987년 대선 당시 민주당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의 고문으로 라이스를 섭외하려고 의향을 타진했으나, 라이스 장관은 "난 공화당이잖아요"라고 정중히 거절했다는 것.
이에 대해 올브라이트는 "콘디(라이스 장관의 애칭)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니. 우리는 아버지가 같잖아"라고 말해줬다고 소개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체코 태생인 올브라이트는 라이스 장관이 자신의 부친에게 소련 문제를 사사했고, 결국 `체코군대와 소련'에 관한 박사논문까지 썼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나와 라이스는 체코가 맺어준 자매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라이스 장관은 축제참가 학생들과 함께 브라암스의 피아노 5중주, 드보르드작의 피아노 5중주를 연주했다.
한편 행사를 주관한 애스펜 연구소의 앨런 플레처 회장은 "이번 축제에 참석한 학생 가운데 미래의 `사라 장(장영주)' 같은 사람이 나올 수도 있고, 라이스 장관 처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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