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에 살고 있는 이 모 씨는 지난 달 29일 저녁 7시께 돈을 입금하기 위해 농협 도봉지점을 찾았다.
영업시간이 끝난 뒤라 이 씨는 도봉지점에 설치된 ATM기에 카드와 돈을 넣어 업무를 진행했고, 한참동안 '처리 중'이라는 메시지가 뜨더니 3분 뒤 '수신 중 장애'라는 문구와 함께 카드만 반환됐다.
입금된 돈이 정상적으로 처리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5대 중 다른 기계로 옮겼고, '사용가능'이라는 메시지를 확인한 이 씨는 카드를 넣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예 카드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이 후에도 다른 고객이 ATM기를 사용하려 했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거나 아예 카드를 반환하지 않았다. 지점 내에 비치 돼 있는 전화로 수차례에 걸쳐 담당자와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제대로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수분 뒤 어렵게 연결된 담당직원에게 이 씨는 "입금을 하려고 돈과 카드를 넣었는데 확인 조차 할 수 없다, 지금 여러 사람들이 기계 오류로 발을 구르고 있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전화를 받은 담당직원은 "30~40분 정도 기다리면 위탁업체인 세콤 직원이 도착하니 기다려 달라. 도봉지점은 현재 전산 문제로 기계들이 다 그러니 이해해 달라"는 등 황당한 답변을 했다.
결국 ATM기 한 두대의 문제가 아닌 전체 ATM기의 문제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객이 이용하도록 방치했던 것이었다.
이후 현장을 찾은 세콤직원이 ATM기에서 카드를 빼냈다. 김 씨가 정상적인 입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카드를 넣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카드가 반환되지 않았다.
할수 없이 업무를 포기한 채 집으로 돌아 온 이 씨는 인터넷뱅킹으로 확인한 결과 자신이 넣었던 돈이 입금처리 조차 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당황한 이 씨가 본사 대표 번호로 사고접수를 하려 했지만 30분 이상 통화연결이 되지 않아 이 씨의 애를 태웠다.
이 씨는 "이런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직원은 피해에 대한 사과 전화는 커녕 입금 여부에 대한 확인 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돈을 돌려받긴 했지만 안일한 농협 측의 대응에 화가 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연휴 기간동안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한 뒤 안정화 하는 작업 과정에서 고객에게 다소 불편을 끼쳐 드린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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