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홈쇼핑 협력업체와 소비자가 때 아닌 '폐 생리대'반품을 놓고 뜨거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소비자가 농수산 홈쇼핑에서 구입한 사골을 사용한 생리대로 싸서 반품했다는 황당무계한 내용이 공방전의 핵심이다.
전라북도 익산에 거주하는 박 모(여.36세) 씨는 작년 12월 농수산홈쇼핑 방송을 보고 가격이 저렴해 사골을 구입했다.
구입 후 한 달이 조금 넘은 2월 18일 아이들과 함께 사골을 먹기 위해 사골의 핏물을 충분히 제거한 후 3~4시간을 끓였는데 뽀얗게 올라와야 하는 국물이 녹색으로 변해 있었다는 것.
깜짝 놀란 박 씨가 농수산홈쇼핑에 연락해 녹색으로 변한 사골 국물에 대해 설명했다. 상담원은 구입 후 한 달이 넘은 제품이라서 환불이 가능할 지 검토하고 연락을 해 주기로 했다.
다음날 농수산홈쇼핑측은 환불해 주겠다며 사골을 수거해 갔다. 이렇게 잘 마무리 되는 듯 싶던 사건이 갑자기 다른 방향에서 새롭게 점화됐다. 생리대 배송 문제가 불거진 것.
5일쯤 후 박 씨 휴대폰으로 사골 육수 제조업체 여직원이 “사골을 사용한 생리대로 싸서 같이 반품하지 않았냐”는 황당한 연락을 했다. 그러면서 여직원은 “세상이 무섭고 고객님도 아이를 키우시니 그냥 조용히 덮어두자"고 말했다.
박 씨는 너무 억울하고 황당한 마음에 “내가 그런걸 보낼 리가 있겠느냐. 내가 직접 확인해 볼테니 생리대를 착불로라도 보내 달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업체측은 (생리대가) 없다고 했다가 지금은 폐기했다고 하다가 다시 있다고 말하는 등 종잡을 수없이 말을 바꿨다. 결국 양측은 농수산홈쇼핑에 사건 해결을 의뢰했다.
하지만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박 씨는 “당시 농수산홈쇼핑에서 기동대를 투입해서라도 사건을 해결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제조업체 여직원이 다시 연락해 ‘조용히 넘기지 왜 꺼내서 시끄럽게 했냐. (고객 때문에) 사장님과 상사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고 하소연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박 씨 역시 직장을 그만두고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해 면접을 봐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 문제로 하루 종일 전화에 시달리느라 면접장에도 나가지 못해 낭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사골 제조업체 관계자는 “보통 제품 구입 후 한 달이 넘으면 환불을 안 해주는 데 제품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해 환불처리 해주고 반품을 받았는데 사용된 생리대가 테이프에 돌돌 말아져 있었다. 고의성이 있는 것 같아 확인 전화를 한 것 뿐이다. 고객이 화들짝 놀라면서 부인해 문제를 덮으려고 전화를 바로 끊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농수산홈쇼핑 관계자도 “고객도 생리대에 대한 말을 들었을 때 황당했을 테지만, 제조업체 여직원도 내용물을 보고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며 "사골을 한 달 이상 보관했다가 끓인 점에서 고객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환불처리 해줬다"고 코멘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