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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서비스로 휴대전화 유통구조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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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서비스로 휴대전화 유통구조 지각변동?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2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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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와 SK텔레콤이 본격 상용화할 3세대 이동통신 방식인 HSDPA(고속데이터패킷접속)의 도입으로 휴대전화 유통구조가 바뀔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HSDPA용 휴대전화 뒷면에 끼워 사용하는 USIM(가입자인증모듈)카드를 일정한 약정기간만 사용하도록 하면 국민들은 지금처럼 이통사를 옮길 때 휴대전화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USIM카드만 바꿔 끼우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의 경우 가입자인증모듈이 휴대전화속에 아예 내장돼 이통사를 바꿀 경우 휴대전화를 바꿔야 했지만 HSDPA와 같은 GSM(유럽통신방식) 계열방식의 경우 USIM카드만 바꿔 끼면 된다.

실제 유럽의 GSM 국가에서는 USIM카드를 자유롭게 다른 휴대전화에 끼워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와 HSDPA의 USIM카드도 호환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되면 휴대전화는 제조회사가 휴대전화를 직접 판매하거나 외국처럼 일반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구매하게 되고 이동통신 회사에서 USIM만 구매하면 된다. 소비자로서는 휴대전화 교체에 따른 부담이 줄어들고 편의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현재의 폐쇄적 휴대전화 유통구조가 개방적 유통구조로 전환되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SKT와 KTF는 자사의 USIM카드가 다른 휴대전화에서는 작동하지 못하도록 잠금(Lock)을 설정해놓고 있다. 정보통신부도 이에 대해 아직 명확한 정책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휴대전화 제조회사 역시 잠금을 해제하는데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잠금이 해제될 경우 노키아, 샤프 등 외산 HSDPA폰이 저가로 수입돼 국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후발제조업체들도 삼성전자 등의 대기업보다 유통망이 취약하는 점 때문에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이런 상황속에서 국회에서 USIM카드 도입과 이의 호환 등에 대한 정부의 신속한 정책 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변재일 의원은 "WCDMA서비스를 제공중인 해외 대부분의 국가에서 USIM카드를 도입, 의무약정기간이 지나면 카드 교체만으로 사업자를 바꿀 수 있는 록 해제를 하고 있다"며 "이용자 후생차원에서 록 해제 등 정부 방침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의원은 또 "USIM카드 도입 및 호환으로 HSDPA 단말기를 사용할 경우 소비자는 카드 교체만으로 사업자를 바꾸더라도 단말기를 그대로 쓸 수 있다"며 "정부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유인효과 등이 떨어진다고 보고 정책적 판단을 미루고 있느냐"고 추궁했다.

류근찬 의원도 "3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원하는 단말기를 사서 USIM카드만 바꿔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호환성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정통부가 이처럼 사업자 입장을 너무 지나치게 고려한 나머지 소비자 후생을 도외시하고 있다"며 빠른 정책 결정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노준형 정통부 장관은 USIM카드 록 해제의 필요성은 수긍하면서도 휴대전화 보조금 일몰 등에 따른 종합적인 차원의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노 장관은 "앞으로 소비자 편익차원에서 USIM카드의 록을 해제해야 한다는 기본 방향은 맞다"며 "다만 앞으로 1년 뒤 단말기 보조금이 완전히 자유화됨에 따라 추가 보조금 지급시 의무사용 기간을 허용할지, 허용할 경우 USIM카드 록을 얼마나 할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장관은 또 "USIM 카드의 록을 해제한다고 해서 모든 단말기 호환성이 일시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빠른 시간내에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정통부의 정책 향방에 따라 CDMA종주국의 지위를 버리고 유럽방식인 HSDPA로 방향키를 돌린 한국의 이동통신 서비스업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의 희비가 또 다시 엇갈리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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